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맨유)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3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원정경기 후반 33분 팀의 두 번째골을 터뜨리며 2대0 완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브라히모비치의 EPL 13호골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4일 현재 EPL 득점 선두 디에고 코스타(첼시·14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와 단 1골 차이.
EPL도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로 치닫고 있다. 리그 초반 제자리걸음을 걷던 맨유가 최근 13경기 연속 무패행진(10승3무)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브라히모비치의 득점왕 등극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올시즌 EPL 득점왕에 오르면 새로운 '역대 최고령 득점왕'이란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1992년 EPL 출범 이래 35세 이상 득점왕은 없었다. 32세가 최고령이다. 2009~2010시즌 32세의 나이로 리그 최다득점을 작성했던 디디에 드로그바가 주인공. 당시 첼시 소속이었던 드로그바는 29골을 기록했다. 30대 이상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했던 것도 단 네 차례에 불과하다. 이브라히모비치의 남은 시즌 활약에 더 큰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선 체력적인 한계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7월 이브라히모비치가 맨유에 입단했을 때 까지만 해도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EPL은 전세계에서 가장 거친 리그로 정평이 난 무대. 이 때문에 이브라히모비치의 체력이 얼마나 버텨줄지에 회의적인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노장은 이같은 우려를 보란듯이 불식시켰다. 이브라히모비치는 20라운드까지 치러진 현재 리그 19경기에 나섰다. 교체는 없었다. 모두 90분 풀타임이었다. 경고 5장 누적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12라운드 아스널전에 나서지 못했던 게 유일한 결장이었다.
살아있는 감각도 여전하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압도적인 피지컬 뿐 아니라 유려한 기술에 섬세한 골 감각이 강점이다. 특히 1일 맨시티전에서 태권도 발차기 동작을 연상케 한 예술적인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비록 골키퍼 차징 파울 판정이 내려져 골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브라히모비치의 천부적인 골잡이 본능과 센스를 엿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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