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죽음이란 무엇일까. '오 마이 금비' 허정은이 그 답을 건네며 강한 여운을 남겼다. 죽음이 결코 무섭고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니라, 인생에서 일어난 행복했던 순간들을 되짚으며 웰다잉(well-dying)의 메시지를 전했다.
4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극본 전호성, 연출 김영조, 제작 오마이금비문전사, 로고스필름) 14회분에서는 열 살 유금비(허정은)가 어른마저도 어렵고 힘든 죽음을 덤덤하게 마주했다.
"니가 아직 죽는 게 뭔지 몰라서 그래"라는 병실 메이트 은수(신수연)의 말에 아빠 모휘철(오지호)에게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라고 물은 금비. 고작 열 살밖에 안 된 딸의 입에서 죽음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휘철은 일부러 "너 아파서 병원 온 거야. 그게 아니면 뭐?"라는 말로 답을 피했지만, 금비는 "죽게 되는 거잖아"라고 소리쳤다.
"죽으면 천국에 간다"는 수녀님의 설명에도 금비는 죽음에 대한 궁금증을 떨칠 수 없었다. 따라오라는 은수와 입관실에 들어갔고, "죽어봐야 죽는 게 어떤 건지 알 거 아냐"라는 말에 망설임도 잠시, 빈 관으로 들어가 천천히 누웠다.
뚜껑이 닫혀 어둠뿐인 관 안에서 금비는 10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인생사를 정리했다. 금비의 상상 속에서 죽음은 어둡고, 공허했으며 쓸쓸했지만, 휘철과 처음 만난 기억을 시작으로,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휘철을 생각하니 이상하게 무섭지가 않았지만, 다시 못 본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난 것.
그렇게 직접 죽음과 마주하며 "죽는 게 꼭 나쁜 일은 아닌가 봐. 병 걸린 덕분에 아빠하고 강희언니도 만나고, 엄마도 찾고, 재하하고 뽀뽀도 하고, 치수 아저씨도 좋은 사람 되고"라는 답을 얻은 금비. 좋았던 일을 되짚어보며 "소풍 나온 날 비 와서 실망했다 다시 해 떠서 기쁜 것"이라고 표현했고, 내일 대신 지금이 좋아야 한다던 엄마 유주영(오윤아)의 말을 이해했다.
누구나 찾아오는 죽음을 회피하기보단 직면했고, "무서울 줄 알았는데 무섭기만 한 게 아니더라"며 되레 아빠 휘철을 위로한 금비. 내일이 오지 않을 언젠가를 위해 스스로 마음의 준비를 한 '금비 소녀'의 덤덤한 죽음 마주 보기에 또 한 번 어른들의 눈물샘이 폭발한 대목이었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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