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V리그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센터'다. 각 구단은 비시즌 동안 센터 보강에 힘을 쏟았다. 이선규(KB손해보험)를 비롯해 윤봉우(한국전력) 김규민 하경민(이상 삼성화재) 우상조(현대캐피탈) 김은섭(우리카드) 등이 자유계약(FA) 혹은 트레이드 및 자유신분선수로 둥지를 옮겼다.
유독 많았던 '센터 대이동'. 이유가 있었다.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의 영향이다. 연봉 상한선(30만달러)이 생기면서 '독보적 기량'을 과시하던 세계 최정상급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할 수 없게 됐다. 지난 시즌보다 기량이 하향평준화된 외국인 선수들의 공격을 국내 센터진들이 블로킹으로 막아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실제 센터의 활약, 특히 블로킹 수는 바로 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우리카드는 올 시즌 줄곧 중위권을 지키고 있다. 블로킹 수 역시 2.221개에서 2.337개로 늘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주축으로 뛸 수 있는 센터가 박상하와 박진우 밖에 없었다. 올해는 김은섭이 합류해 로테이션을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전술도 다르게 가지고 갈 수 있다"고 효과를 전했다.
한국전력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시즌 5위에 머물렀던 한국전력은 올 시즌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9일 현재 세트 당 평균 블로킹 2.690개를 잡아냈다. 지난 시즌(2.214개)과 비교해 눈에 띄게 늘었다. 반대로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은 세트 평균 2.398개에서 1.7개대로 곤두박질 쳤다. 이와 함께 팀 성적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센터진 활약에 따라 달라진 V리그 성적표. 개인 성적에서도 새 얼굴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시즌 시몬이 차지했던 블로킹 선두에는 플레잉코치에서 선수로 전환한 윤봉우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막판 군에서 돌아온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현대캐피탈)도 제 몫을 해내며 블로킹 부문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 밖에 지난 시즌 블로킹 순위 상위권에 들지 못했던 김형우(대한항공) 김규민 등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V리그 성적표. 그 중심에 선 센터들의 남은 시즌 활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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