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엔 희망이 있네요."
우리카드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팀이다. 2008년 우리캐피탈 드림식스라는 명칭으로 세상에 태어난 이후 지금까지 총 다섯 번 이름이 바뀌었다. 창단 2년 만에 모기업 우리카드가 배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면서 한국배구연맹(KOVO)의 위탁관리를 받기도 했다. 이 과정 속에서 구단 해체 위기도 수 차례 넘겼다. 2012년엔 서울 장충체육관 리모델링으로 연고지를 아산으로 옮겼다. 2015년 우리카드가 KOVO에 배구단 운영 의사를 공식 전달하면서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이런 상황 속에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없었다. 우리카드는 팀 창단 이래 단 한 번도 '봄배구'를 한 적이 없다. 승리보다 패배가 익숙했다. 2014~2015시즌엔 단 3승(33패)에 그쳤다. 2015~2016시즌도 바닥을 쳤다. 7승29패로 최하위인 7위를 했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이 실토한 말이다.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는 법. 우리카드가 어둡고 길었던 터널을 지났다. 우리카드는 2016~2017시즌 돌풍의 팀으로 거듭났다. 1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대0(26-24, 25-17, 25-22) 완승을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로 승점 37점으로 삼성화재(승점 35)를 끌어내리고 4위로 올라섰다. 3위 한국전력(승점 39)과는 불과 승점 2점 차이.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41)과의 격차도 승점 4점이다.
180도 달라진 우리카드. 김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했다. 지난 시즌까지 정말 어려웠고 구단도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그런데 올시즌엔 다르다.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전술도 전술이지만 선수들이 믿음을 갖기 시작하면서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다. 신으뜸 최홍석 김광국, 파다르 등 여러 선수들이 각자 포지션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며 "김은섭 등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시너지를 내며 지금까지 어두웠던 우리카드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채워야 할 부분도 있다. 김 감독은 "우리는 측면 높이가 낮아 상대팀의 확실한 주포를 잘 잡지 못한다. 블로킹 득점이 적을 수 밖에 없다"며 "이 부분은 수비력 강화와 상대 전술 분석을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다르도 그렇고 우리 팀은 경기력 기복이 다소 심한 편"이라며 "지속적인 컨디션 관리와 정신 무장으로 기복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순풍을 타고 있지만 김 감독은 "봄배구 할 수 있을지는 정말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나 이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 겨울은 정말 길고 추웠지만 올 겨울엔 희망이 있다. 이번엔 절대 (봄배구를) 놓치고 싶지 않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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