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폭적인 투자를 하겠습니다."
불과 몇 달 전, kt 전임 사장인 김준교 사장이 자신있게 한 얘기다. 대형 FA(자유계약선수) 선수들을 영입하겠다고 했고, 최상급 외국인 투수도 영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진욱 신임 감독도 "거포 3루수를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분위기는 잔칫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초상집이다. 약속한 선수 영입은 전무하다. 그 약속을 한 사장도 없다. 새로 부임한 사장에게 "전임 사장이 이런 약속을 했었는데……"라고 얘기하기도 민망한 상황이다.
kt가 노리던 대형 3루수 황재균이 15일 메이저리그행을 선언했다. 이로써 kt의 FA 선수 영입은 사실상 끝을 맺었다. 이원석, 나지완 등에게도 오퍼를 넣었었지만 성과는 없었다. FA로는 아무런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다. 내부 FA 이진영과의 합의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 투수 영입도 지지부진하다. 돈 로치를 영입했지만, kt가 공언한 1선발급 대형 투수는 아니다. 현재 분위기로는 지난해 뛰었던 좌완 라이언 피어밴드와의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kt는 "데려올만한 투수가 없다"고 항변하지만, 결국 쓸 수 있는 돈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한화 이글스는 역대 가장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진 알렉시 오간도를 데려왔다. 180만달러를 들였다 하지만, 들리는 얘기는 그보다 많은 돈을 투자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김 신임 감독은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단은 애를 썼다. 원하는대로 선수 영입이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하며 괜찮다고 한다. 그러나 속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신임 감독으로서 돌아오는 시즌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데, 총과 칼을 주지도 않고 싸우라고 하니 전략을 세우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결국 노선 선택을 잘해야 한다. 당장 성적을 내기 힘든 현실임을 인정한다면, 장기적으로 팀을 강하게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3~4년을 보고, 팀 기반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당장 3루를 보자. kt는 외국인 타자로 조니 모넬을 영입했다. 1루수 요원이다. 지난해까지 3루수 앤디 마르테를 썼는데, 황재균 영입을 염두에 두고 1루수로 방향을 틀었다. 당장, 주전 3루수가 필요하다. 시합에서 이기려면 경험 있는 선수를 써야 한다. 박용근, 김연훈 등이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팀 미래를 위해서는 젊은 선수를 꾸준히 투입하는 방법도 쓸 수 있다. kt 내부에서는 군 전역한 정 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특별지명 당시 10억원을 들여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려온 선수다.
이렇게 젊은 선수들이 2~3년 정도 경험을 쌓으면, 팀이 단단해진다. 프로는 경기를 뛰면 실력이 는다. 이 때 부족한 포지션 대형 선수 영입으로 조각을 맞춰 도전에 나서는 게 순리다. 당장 성적에 압박을 받아 이도저도 아닌 야구를 하면, 향후 오랜 시간 kt만의 팀 컬러를 만들지 못할 수 있다. 다행인 건 선수 영입은 못했지만 올시즌 kt가 2군, 육성 파트에 집행할 예산을 크게 늘렸다는 데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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