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패째.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패를 넘은 호셉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혹독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첫 시즌 풍경이다.
맨시티는 16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16~2017시즌 EPL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대4 완패를 당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1군 감독이 된 후 리그에서 당한 가장 처참한 패배였다. 맨시티(승점 42)는 5위에 머물렀다. 1위 첼시(승점 52)와의 승점차는 무려 10점이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백기를 던졌다. 그는 "승점 10점은 너무 큰 차이다. 2위 토트넘(승점 45)을 따라잡는 게 더 현실적"이라며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음을 인정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명장 중 하나다.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무엇보다 기술을 앞세운 공격축구라는 확실한 철학을 앞세워 팬들을 매료시켰다. 스타 선수들을 모았지만 아직 전통을 마련하지 못한 맨시티가 돈다발을 앞세워 과르디올라 감독을 데려온 이유다. 초반에는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개막전부터 10경기 동안 10연승을 달렸다. 맨시티가 구사한 정교한 플레이에 '그간 EPL에서 보지 못한 축구'라는 전문가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10경기 이후 6경기 무승 행진을 포함해 22경기에서 9승6무7패로 부진에 빠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성적표였다.
물론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직 적응단계다. 하지만 이전까지 과르디올라 감독은 단 한번의 실패 없이 거침 없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기에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부진'이다. 무엇보다 과르디올라식 축구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알려진대로 과르디올라식 축구는 높은 점유율, 짧은 패스, 포지션 파괴 등을 특징으로 한다.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시절과 차이가 있지만, 맨시티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축구를 펼치고 있다. EPL에서 유일하게 6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윙백들의 센터백 전환 등 다양한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위력이 크게 반감된 모습이다. 에버턴전이 그랬다.
맨시티는 이날 무려 8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슈팅수도 13개로 에버턴이 기록한 6개의 두배가 넘는 수치였다. 하지만 결과는 0대4 충격패였다. 찬사를 받았던 과르디올라식 축구는 힘을 앞세운 에버턴의 빠른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압박은 헐거웠고, 수비 조직은 흔들렸다. 공격진도 마무리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비단 에버턴전 뿐만이 아니다. 매경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압도하다 한방에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힘과 속도를 앞세운 잉글랜드 스타일에 고전하는 양상이다. 그 답지 않게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한편, 직설적인 잉글랜드 언론과의 불화설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성장통이라고 하기에는 제법 출혈이 크다. 반전을 마련하기에는 손에 쥔 카드가 많지 않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남은 반 시즌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아직 실패라고 단정짓기에는 이르지만, 지금까지 모습은 분명 실패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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