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증시에서 유통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소비부진 속에서 오랜기간 업계의 중심축을 이뤘던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연초 상승장 속에서도 맥을 못추고 있다.
이에 비해 편의점 등 접근성이 좋은 근거리형 유통채널들은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유통주들의 업종별 추세 교차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업계 지각변동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저성장 시대 사회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어 향후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주가를 중심으로 이같은 흐름을 살펴보면, 특히 롯데쇼핑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 '빅3'가 영 힘을 못받고 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올해 들어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는 등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지난 13일 주가의 경우, 종가 기준 신세계가 17만원, 현대백화점은 9만8500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롯데쇼핑은 오너 리스크와 실적 부진이 더해지면서, 21만원 선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014년 초만해도 40만원 선을 오르내리며 위세를 떨쳤으나, 2015년 9월 이후로는 30만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전망 또한 어둡다.
한화투자증권은 백화점 사업 부문의 성장 여력이 크지 않다고 지적하는 가운데 최근 롯데쇼핑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 목표주가 20만원을 제시했다.
HMC투자증권 등은 올해 생활물가 상승 본격화로 소비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백화점은 기존 점포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업태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현대백화점의 목표주가를 12만6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처럼 대형 백화점 관련주들이 울상인 반면 편의점 관련 종목들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13일 종가 기준으로 8만8200원까지 올랐다. 올해 들어 실적 개선 기대감과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 등이 나오면서 주가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편의점 GS25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인 GS슈퍼마켓의 운영사인 GS리테일도 13일 종가로 4만9500원을 기록했으며. 지난 11일에는 장중 5만원을 찍기도 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10월 4만원4000원대로 내려가는 등 4만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해왔다.
증권사들 또한 편의점 부문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증권은 편의점 업황이 양호하다는 지적 속에 BGF리테일의 목표주가 14만원을 유지했다. 편의점 사업 부문의 고성장세를 전망한 한화투자증권 역시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의 목표주가를 각각 6만9000원과 10만원으로 잡았다.
이같은 편의점 관련주 등의 강세는 국내 경제구조 재편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성장둔화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 고령화, 고용불안, 저출산 등이 맞물리면서 2010년을 전후로 1∼2인 가구가 급성장하면서, 관련 부문에 큰 변화가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앞서 비슷한 양태를 보인 일본의 경우, 1990년 이후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혼인율이 낮아지고 1인 가구 비중이 최근까지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같은 기간 백화점과 할인점은 급격히 쇠퇴했으며, 특히 백화점은 2010년 이후 도쿄를 비롯한 대도시에서도 잇달아 문을 닫기까지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패턴에 있어 일본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도 이제 집 가까이서 소량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근거리 채널이나 온라인 유통채널 위주로 업계가 재편될 것"이라며 "편의점과 온라인 등 신유통채널의 강세가 향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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