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타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은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전자랜드는 지난달 발목 부상을 입은 제임스 켈리의 대체 선수로 들어온 아이반 아스카(1m94.3)와의 계약이 종료돼 동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문제는 아스카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어 그냥 포기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점이다. 지난달 24일 원주 동부와의 경기부터 뛴 아스카는 10경기에서 평균 25분33초를 뛰며 15.5득점, 5.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언더사이즈 빅맨으로 내외곽에서 높은 수준의 공헌도를 자랑했다는 게 유도훈 감독의 평가다.
아스카는 계약상 지난 18일 전주 KCC와의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KBL 잔류 여부에 대해 "현재는 다른 생각은 안한다. 내 성격이 원래 그렇다. 오늘 하루 충실하자고 다짐하고 임한다. 어떤 일이 벌어질 지를 지켜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아직 큰 계획은 생각 안해봤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전자랜드는 일단 아스카에 대해 KBL에 가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지난 시즌 성적 역순에 따라 전자랜드가 1주일간 우선협상권을 갖게 된다. 즉 전자랜드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아스카와의 동행 여부를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만일 아스카를 선택한다면 부상에서 회복한 켈리와는 결별을 하게 되는 셈이다.
유 감독은 "아스카가 신장이 크지 않지만 수비, 특히 상대 빅맨들 수비를 잘 한다. (커스버트)빅터와도 로테이션 수비를 잘 맞추고 있다"면서 "후반기 우리가 어떤 플레이로 가느냐를 좀더 생각해 보고 아스카 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카는 원래 2주간 쓰기로 하고 데려왔지만, 켈리의 부상 회복이 늦어지면서 2주 더 연장 계약을 했다. 활약상은 기대 이상이었다.
유 감독은 "아스카가 오면서 우리 공격이 1점 정도 낮아진 측면이 있다. 대신 정병국 박찬희같은 선수들에게 행동 반경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 수비에서도 5~6점 정도 막아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켈리에 대해서는 공격보다 수비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유 감독은 "켈리는 전형적인 인사이드 선수는 아니지만, 본인이 조금씩 적응하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인사이드 70%, 외곽 30%의 역할이다"면서 "국내 선수들과 맞춰주면서 가는게 옳은 건지, 수비를 안정적으로 가는게 좋은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켈리는 부상 이전 평균 23.05득점, 10.0리바운드, 1.6스틸, 1.2블록슛을 기록했다. 아무래도 인사이드 공격에서 켈리의 역할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유 감독은 "켈리의 역할을 경기를 하면서 만들어 왔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수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실제 전자랜드는 아스카가 뛴 10경기에서 6승4패를 거두는 동안 평균 실점이 71.9점으로 이전 22경기의 78.3점보다 약 6.4점의 감소 효과를 봤다. 아스카의 수비력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팀 동료들과의 호흡도 아스카가 훨씬 안정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효근은 "켈리와 아스카 둘다 나름의 장점이 있다. 아스카는 어느 선수와 맞붙어도 20점 이상은 주지 않을 정도로 수비를 잘 한다. 팀 플레이도 좋아서 아스카가 오고나서 공격 옵션이 많아졌다"고 했다. 전체적인 경기 흐름과 동료들의 움직임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하고 플레이를 펼친다는 의미다.
만일 전자랜드가 아스카를 선택한다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도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워 상위권 진입을 노리겠다는 의도로 보면 된다. 유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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