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입장에서는 잠이 안올 정도로 아쉽겠지만, 원칙은 원칙이다.
넥센 히어로즈 김민성의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에 대해 말이 많다. 내용은 어렵지 않다. 고졸 선수로 올시즌만 등록일수 145일 이상을 채우면 9시즌을 뛰어 FA 자격을 취득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올해를 채워도 1일이 부족하다. 등록일수 145일을 채우지 못한 시즌의 경우, 그 일수들을 합해 145일이 넘으면 한 시즌으로 인정해준다. 풀타임 시즌은 그동안 6번이었다. 2008년 54일과 2012년 109일을 더하면 한 시즌이 채워진다. 올해 제외하고 한 시즌이 부족하다. 2007년 6일과 2010년 138일이 있는데, 이 둘을 합치면 정확히 144일이다. 하루가 모자란다. 그래서 올해 온전히 풀타임을 뛴다고 가정할 때, 내년 시즌까지 뛰어야 FA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다.
2010년 당시 트레이드 승인 문제가 있었다. 넥센의 선수 팔기 논란으로 김민성의 1군 등록이 하루 늦춰졌다. 선수 입장에서는 "내 잘못인가. KBO와 구단 사이의 문제로 선수 개인이 피해를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다. FA 계약은 1년 먼저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1살이라도 젊을 때, 좋은 기량을 보여줄 때 계약해야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첫 FA에 이어 두 번째 FA를 신청할 때도 훨씬 유리하다. 88년생 김민성의 경우 올시즌 끝 FA가 되면 30-34세 계약(첫 FA 4년 계약의 경우)이다. 또, 올해까지 전력을 쏟아야 하는 것과 2년 연속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차원이 다르다.
매우 억울해 보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이는 선수 입장에서의 짜맞추기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지내다가, 막상 FA 자격을 얻을 때가 오니 자신의 등록일수를 계산해보게 됐고 그 결과 단 하루가 모자라니 억울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만약, KBO가 2010년 당시 김민성의 이런 비극을 예상하고 악의적으로 등록을 미뤘다면 모른다. 하지만 KBO는 당시 직면한 문제를 원칙대로 풀어나갔을 뿐이다. 만약, 트레이드 승인을 트레이드 발표일(2010년 7월20일)에서 이틀 후가 아닌 4~5일 후 했었다고 한다면 하루 차이가 아니기에 이런 문제를 제기하기 힘들었을 수 있다. 한 야구인은 "트레이드 승인 과정까지의 하루를 떠나, 2010 시즌 자신이 더 좋은 경기를 했다면 138일 이상의 등록일수를 채웠을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2007년 프로 첫 시즌 6일 이상 등록됐었다면 이런 문제가 없지 않았겠나. 일수 합산 과정에서 우연히 하루가 부족한 것을 알고 억울할 수 있겠지만, 원칙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성 건에 대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프로야구를 병들게 하는 일이다. 선수협이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부당함을 호소하는 역할을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선수 개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정해진 규정을 놓고 법정 싸움을 벌이겠다는 자세는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있을 시 계속해서 문제를 만들겠다는 뜻밖에 안된다. 최근 이대은이라는 한 선수를 위해 외국 진출 선수 규정을 개정한 사례가 있는데, 그 때도 찬반 논란이 많았다.
김민성 사건에 야구팬들은 "많이 억울할 수 있겠다"며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선수협의 대응에 대해서는 "단체 훈련은 막아놓고, 돈이 없어 추운 겨울 훈련도 못하는 최저 연봉 선수들 처우 개선이나 신경쓰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선수협 활동이 고액 연봉자나 FA 선수 권리 보호 위주로 느껴진다는 뜻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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