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붙박이 수문장 권순태(33)가 일본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로 둥지를 옮긴다.
권순태는 지난 27일 일본으로 날아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뒤 설 당일이었던 지난 28일 가시마와 입단 계약을 했다. 2014년 전북과 5년 재계약을 했던 권순태의 연봉은 1억엔(약 10억원)+α를 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1억엔은 J리그 외국인 선수 중 특급 대우에 속한다.
권순태는 "정말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지금도 전북을 떠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클럽하우스를 떠나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서른 세 살에 쉽지 않은 기회이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가족들과 나의 마지막 도전을 위해서 결정했다. 죄송한 마음이지만 응원해 주신다면 일본에 가서도 떳떳하게 전북의 넘버 원 선수였음을 입증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전북을 영원히 떠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K리그를 돌아오게 된다면 반드시 전북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전했다.
주장으로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견인했던 권순태의 이적은 전북 입장에서 크나큰 전력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포지션마다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던 전북이지만 골키퍼 포지션 만큼은 예외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산하 독립기구인 출전관리기구(Entry Control Body·ECB)의 결정으로 올 시즌 ACL 출전이 사실상 불발됐지만 권순태를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전북은 권순태를 제외한 세 명의 수문장을 보유 중이다. 홍정남(29) 김태호(25) 황병근(23)이다. 이들은 최강희 전북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막바지에 접어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전지훈련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 동안 최은성 권순태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이들은 치열한 주전경쟁 중이다.
세 명 중 주전에 가장 근접해 있는 수문장은 황병근이다. 지난 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은 황병근은 K리그 3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 한 경기도 뛰지 못한 2인자 홍정남을 제치고 프로 무대를 맛봤다. 황병근의 가장 큰 장점은 젊은 나이다. 23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 황병근이 주전으로 골문을 지켜줄 경우 필드 플레이어 운용의 폭이 넓어진다.
하지만 경험 부족은 황병근이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다. 경험 면에선 그래도 홍정남이 앞선다. 지난 시즌 홍정남은 값진 경험을 했다. K리그와 ACL 무대 출전 경험이 없지만 시즌이 끝난 뒤 권순태가 정강이 피로골절 수술을 받으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바 있다.
전북에게 이번 시즌은 K리그 우승과 ACL 재진출을 위한 중요한 기로다. 권순태의 갑작스러운 공백 속에 최후의 보루인 골키퍼가 전북 목표 달성의 키 포지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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