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돌아왔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6·스위스)가 29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약 440억원)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9위·스페인)을 3대2(6-4, 3-6, 6-1, 3-6, 6-3)로 제압했다.
2012년 윔블던 이후 4년 6개월만에 메이저 대회 최정상을 차지하며 '왕의 귀환'을 알린 페더러는 개인 통산 18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화려한 축포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이내 '은퇴설'이 흘러나왔다. 페더러는 호주오픈 우승을 확정지은 뒤 "2018년에 다시 만나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란 알듯모를듯한 말을 남겼다.
이 한 마디가 수 많은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그 중 페더러가 2018년 호주오픈 개막 전 은퇴선언을 해 타이틀 방어전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페더러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는 대회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부상으로 인해 2018년 호주오픈에 출전 못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운을 뗀 뒤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다음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팬들께 감사 인사를 했던 것"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호주오픈이라는 계획을 잡은 것은 아니다. 다음 대회에도 나서도 싶다"고 했다.
은퇴설을 일축한 페더러. 하지만 그도 어느덧 36세에 접어들었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다. 이번 대회에서도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페더러는 나달과의 결승전 4세트 종료 후 허벅지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사용하기도 했다. 경기 중에도 나달에 비해 체력적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노출됐다. 무서운 집중력과 노련함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은퇴를 염두에 둬야 할 징후들이 포착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페더러는 이 역시 부인했다. 그는 "은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도 벌써 7년 됐다"며 "은퇴 시기를 확정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페더러가 과연 물리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년 호주오픈 타이틀 방어전을 치를 수 있을까.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큰 관심이 '돌아온 왕'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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