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네. 66번이 누구야?"
해외 전지훈련 중이라 한동안 조용했던 수원 삼성 팬들의 사이버 공간이 후끈 달아올랐다. 수원이 팬과의 공식 소통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구단 페이스북이 갑자기 활기를 띤 이유는 의문의 '66번'때문이었다. 권창훈이 프랑스 디종으로 이적했다는 소식이 공지된 이후 가장 뜨거운 반응이다.
66번은 베일에 싸인 외국인 선수다. 스페인 말라가에서 전지훈련 중인 수원은 5일 새벽 0시 중국의 산둥 루넝과 6번째 연습경기를 가졌다.
산둥 루넝은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8강까지 진출해 FC서울에 발목이 잡힌 팀. 2016년 ACL 조별리그 탈락했던 수원은 이날 산동 루넝을 2대1로 꺾었다.
핵심 골잡이 조나탄과 주목받는 뉴페이스 김민우가 승리를 견인했다. 하지만 이들보다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는 따로 있었다.
구단은 팬 서비스를 위해 연습경기를 인터넷으로 생중계 했는데 이를 지켜보던 팬들의 시선은 66번에 고정됐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그는 권창훈의 빈자리 걱정을 날려줄 만큼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는 게 팬들의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수 전환이 빠르고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 솜씨 또한 상당한 수준이었다.
연습경기 중 수원 벤치에서는 "패스 좋은데"라는 감탄사도 흘러나왔다. 66번 유니폼을 입고 깜짝 등장해 강력한 인상을 남기고 경기를 마친 의문의 외국인 선수에 대해 팬들은 "도대체 66번이 누구냐?", "대박이다. 당장 계약하라" 등의 문의와 요구를 줄지어 남겼다. 66번은 이번에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성남으로 이적한 오장은이 작년 시즌 달았던 배번이다.
수원 구단은 '테스트중인 선수와 관련된 사항은 현재로서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모쪼록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공지글을 띄우기까지 했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66번 외국인 선수. 정체가 밝혀졌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의 공격형 미드필더 다미르 소브시크(27)다. 키 1m77에 몸무게 72kg으로 큰 체격은 아니다. 하지만 유투브 등에 소개된 그의 플레이 영상을 보면 양쪽 발 드리블이 자유롭고 돌파력, 스피드, 어시스트 등 다방면에서 눈길을 끈다.
카스텔렌의 중국 이적으로 외국인 선수 한 자리가 비어 있는 수원이 테스트를 위해 4일 스페인 전지훈련 캠프로 불러들인 선수다. 2016∼2017시즌 이스라엘 리그 하포엘 테아비브에서 시즌을 마쳤다. 이전에는 주로 크로아티아 1부리그에서 활약했다. 2008년 NK 자그레브에 입단하며 프로 데뷔했고 로코모티바 자그레브(2013∼2015년)와 디나모 자그레브(2015∼2016년)를 거쳤다. 특히 그는 NK 자그레브에 입단할 때 18세의 어린 나이에 1군 프로선수로 데뷔에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프로무대에서는 그동안 총 194경기에 출전해 19골을 기록했다. 해결사보다 2선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최전방 조나탄의 위력을 배가시켜 줄 적임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수원은 아직 테스트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 영입 여부가 확정된 것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소브시크 외에도 다른 외국인 선수의 비디오를 확보해 비교 분석하고 있다"면서 "좀 더 관찰한 뒤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 팬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은 소브시크가 비어있는 66번의 진짜 새 주인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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