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상중의 미친 열연이 월화 저녁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황진영 극본, 김진만·진창규 연출) 3회에서는 조참봉(손종학)을 살해한 혐의로 사또에게 끌려가 재판을 받는 아무개(김상중)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내 금옥(신은정)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주인이었던 조참봉을 살해한 아무개. 사실을 안 동료들은 모두 "도망쳐라"며 설득했지만 정작 아무개는 남은 이들을 위해 정면승부를 택했다. 더는 불의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때마침 남편이 살해당한 사실을 알게 된 참봉부인(서이숙)은 살인범으로 아무개를 지목, 관아에 발고했고 사또는 아무개를 잡아 그를 심문했다.
그렇게 시작된 아무개의 재판. 마치 현실을 반영한듯한 모습으로 시청자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일단 아무개는 금옥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자 조참봉의 살인 혐의를 부인했고 이 과정에서 그간 조참봉에게 매질을 당했던 자신의 사연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아무개에 이어 어린 노비, 동료, 장사꾼 등 모두 조참봉의 패악을 증언했지만 그 어떤 것도 증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노비의 멍 자국은, 천한이들의 증언은 증언이 되지 못했던 현실이었다.
그렇게 아무개는 강상죄를 어긴 중죄로 교수형 위기에 처하게 됐고 비극의 죽음을 맞이하는 듯 했지만 반전은 있었다. 아내를 위해 목숨을 바쳐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아무개의 모습에 감동한 기녀 적선아(김하은)가 결정적인 증언을 털어놓은 것. 적선아는 조참봉의 숙부인 조생원이 금옥을 희롱한 사실과 조참봉이 아무개의 재산을 빼돌리려 꼼수를 부린 사실을 발고했다. 여기에 이모개는 조참봉이 폐비 윤씨와 내통한 사실을 이용해 참봉부인의 숨통을 틀어쥐었다. 아모개는 "종놈 뿐만 아니라 양반에게도 강상죄가 무섭지 않나. 나도 강상죄로 죽게 되는데 마님도 강상죄로 죽게 되려나?"라며 참봉부인에게 일침을 날렸다. 아무개의 역습에 분노했던 참봉부인이지만 가문의 멸문을 막기 위해 아무개의 혐의를 없던 일로 만들어야 했다. 결국 "미안하게 됐다"며 아무개에게 사과한 참봉부인. 조참봉의 집안에 통쾌한 반전을 날린 아무개의 모습에 시청자는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역적'은 아무개의 재판 과정만으로 60여분을 채웠다. 고구마처럼 답답한 법도, 민초들에겐 너무나 억울한 세상을 아무개의 재판에 녹여냈고 이를 본 시청자는 마치 지금의 현실과도 같은 아무개의 상황에 울분을 터트리고 가슴을 쳐야 했다. 특히 재판의 스토리도 스토리였지만 무엇보다 시청자의 몰입을 높일 수 있었던 건 아무개를 연기한 김상중의 '미친 열연' 덕분이다. 참봉부인의 실토로 금옥이 조생원에게 추파를 던지지 않았음이 밝혀지는 순간, 흔들리는 동공부터 실성한 듯한 외침까지, 김상중의 연기는 보는 이를 소름 돋게 만들었다. 그의 힘 있는 열연 때문에 시청자는 단 한 순간도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역적'의 첫 회부터 매 순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김상중은 드라마틱한 상황, 통쾌한 반전을 설득하는 이유였다. 여기에 아무개의 아들 홍길동으로 등장하는 이로운과 환상적인 부자(父子) 호흡까지 구축하며 초반 '역적'을 이끌고 있다. 그야말로 김상중이 '역적'의 개연성이며 김상중을 위한 '역적'이 됐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MBC '역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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