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코트는 줄곧 '여성시대'였다.
남자들은 숨을 죽였다. 그럴 만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이 최고의 성과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까지 2연속 금메달 뿐만 아니라 대회마다 '우생순'으로 대변되는 감동스토리를 써온 여자 대표팀과는 격이 달랐다. 핸드볼은 '효자종목' 소리를 들었지만 남자는 예외였다.
이렇다 보니 국내 리그도 온도 차가 확연하다. 핸드볼코리아리그 출범 뒤 여자부는 8팀 체제로 자리 잡으며 제대로 된 리그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남자부는 군팀인 상무를 더해 겨우 5팀 뿐이다. 이렇다보니 2012년부터 시행된 신인 드래프트도 여자부로만 운영되고 있다.
남자 핸드볼의 오랜 숙원이던 신생팀이 창단된다. 대한핸드볼협회와 IT스포츠단은 8일 '지난달 선수단을 확정했고, 연봉계약을 마쳤다'며 '내년부터 핸드볼코리아리그에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자 대표팀을 이끌었던 임영철 총감독을 비롯해 독일 분데스리가 출신 조치효 감독, 남자청소년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김창권 플레잉코치, 남기식 트레이너 등 코칭스태프 구성을 완료했다. 선수단은 대학 출신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하태현 장민관(이상 한체대) 등 청소년 대표 출신 선수들도 포함됐다.
창단 주체는 다소 특이하다. 팀을 만드는 IT스포츠단 서정일 구단주는 IT기술과 접목해 문화유산을 계승·발전시키는 비영리단체 '한국의 유산' 회장이라고 구단 측은 밝혔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아닌 비영리단체가 주도하는 창단이기 때문에 궁금증이 크다. 실제 창단 및 리그 참가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총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지난 2015년 말부터 창단 준비를 시작했다. 당초 올 초 창단식을 갖고 곧바로 리그에 참가할 계획도 있었지만 알찬 준비를 위해 내년으로 미룬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단주가 핸드볼 선수 출신이라 의욕이 대단하다"며 "어려운 가운데 큰 결단을 내려줘 기회가 열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착실하게 전력을 다지고 준비를 마쳐 내년부터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번 팀 창단이 남자 핸드볼 발전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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