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본선행이다. 그러나 아무도 웃지 못하고 있다.
플레이오프(PO)를 간신히 통과한 울산 현대의 현주소다. 키치SC(홍콩)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치렀다. 낙승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은 '본선에서 과연 통할까' 하는 불안감으로 뒤바뀌었다. 울산 부임 후 치른 첫 공식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김도훈 감독의 표정에도 웃음기가 사라졌다.
키치전에서 울산은 무기력 했다. 단조로운 긴 패스 위주의 공격이 통하지 않자 2대1 패스로 변화를 택했지만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전북의 출전권 박탈로 스페인 전지훈련 일정을 대폭 축소하고 급거 귀국한 여파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패스는 날카롭지 못했고, 체력도 완벽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김 감독은 "시즌이 진행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애써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실전을 통해 미흡한 준비를 커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를 떨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E조 상대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J1(1부리그) 우승팀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준우승팀 가시마 앤틀러스가 버티고 있다. 클럽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인 미드필더 시바사키 가쿠(테네리페)가 이적했으나 대부분의 선수들은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 내에서 지략가로 소문난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의 지도력도 경계할 만하다. 카를로스 테베스가 포진한 상하이 선화(중국)를 꺾고 본선행을 확정지은 브리즈번 로어(호주)도 복병이다. 브렛 홀먼, 토미 오아르 같은 수준급의 선수가 포진해 있을 뿐만 아니라 편도 12시간의 호주 원정은 부담스러운 요소다. 키치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울산이 이들을 넘어 16강에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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