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월화극 '피고인'이 드디어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13일 방송된 '피고인'은 20.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18.6%)보다 2.3%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피고인'은 방송 7회 만에 시청률 20% 고지를 밟는 쾌거를 기록했다.
'피고인'의 상승세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먼저 배우 지성의 열연이 빛났다. 지성은 극중 아내와 딸을 죽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박정우 역을 맡았다. 지성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자기자신과의 사투를 벌이는 박정우의 심리를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다. 자신이 정말 가족을 죽인 것인지 괴로워하고, 믿었던 친구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가슴 아파하며 기억의 파편을 끄집어내고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짠하게 했다.
특히 지성의 부성애 연기는 일품이었다. 13일 방송에서는 박정우가 체포 첫날 딸 아이와 전화통화를 했던 모습이 그려졌다. 박정우는 엄마의 안부를 묻는 딸을 안심시키기 위해 애썼고, 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아내를 죽인 범인이라고 자백했다. 얼굴에 핏대를 가득 세운채 오열하는 지성의 연기는 처참한 박정우의 심경을 그대로 안방극장에 전달해냈다. 또 자신의 도움으로 출소한 이성규(김민석)이 면회를 와서 한 말을 토대로 아직 딸이 살아있음을 깨닫고 안도감에 오열하는 모습 역시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혔다.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지성이지만, 이번 작품은 단연 역대급이라는 평이다.
또 하나 독특한 점은 '피고인'은 고구마와 반전을 한꺼번에 가져다주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제까지 '피고인'의 이야기에 큰 진전은 없다. 박정우가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극의 전반에 보여질 뿐이다. 박정우가 어떤 단서를 기억해내고, 그것이 또다른 장벽에 가로막히고, 또 다른 기억이 떠오르는 식의 도돌이표 전개만이 거듭된다. 16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 절반 가까이 흘러왔음에도 이렇다할 전개를 보여주지 않다 보니 '피고인'은 '고구마 드라마'라는 쓴소리를 듣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고구마를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마지막 반전 때문이다. '피고인'은 55분 간 목이 탁 막히는 고구마 전개를 보여주다가도 마지막 5분에 소름돋는 반전을 선사하는 그런 형식을 띄고 있다. 박정우가 사건의 단서를 생각해낸다거나, 주변 캐릭터의 정체가 밝혀진다거나 하는 일들이 모두 마지막 5분에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반전이 아주 신선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성규다. 이성규는 누구보다 박정우를 살뜰히 챙겼던 캐릭터이지만 6회 방송 말미, 자신이 가족 살인범이라는 생각에 자살하려는 박정우를 말리며 "내가 했는데 형이 왜 죽냐"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이번 7회 엔딩에서는 그가 박정우의 딸을 유괴했고, 그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 또 한번 관심을 끌었다. 이렇게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캐릭터의 반전이 거듭되다 보니 '피고인'은 답답한 제자리 전개조차 곱게 봐줄 수 있는 묘한 매력을 갖게 됐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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