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꼭 선택받고 싶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때만 해도 풀백은 풍년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달라졌다. 해외파 주축 선수들이 소속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됐다. 왼쪽 풀백 김진수와 박주호는 각각 호펜하임과 도르트문트에서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김진수는 올 겨울 K리그 클래식 전북으로 둥지를 옮기며 기회를 모색했지만, 박주호는 소속팀에 머물러있다.
오른쪽 풀백도 고민이다. 지금은 A대표팀 코치인 차두리가 있을 때만 해도 큰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은퇴 후 마땅한 대체자원이 없다. 이 용(전북) 정동호 김창수(이상 울산) 등 여러 선수들이 거쳐갔지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선수가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앙수비수 장현수(광저우 부리) 기용을 고집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2016년 롤러코스터를 탔던 슈틸리케호. 이제 중국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을 1개월 여 앞두고 있다. 시간이 흘렀지만 풀백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다. 이런 상황에서 눈여겨 볼 국내파 선수가 있다. 정 운(28·제주)이다. 실력도 의욕도 있다.
왼쪽 풀백 정 운은 지난해 강한 인상을 심었다. '이역만리' 크로아티아 무대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정확하고 예리한 왼발 킥 능력을 보유한 정 운은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제주 공격을 주도했다.
꾸준함도 무기였다. 정 운은 2016년 K리그 클래식 32경기에 나서 1골-5도움을 기록했고, 클래식 시즌 베스트 풀백으로 선정되는 영예도 차지했다.
K리그 최고의 풀백으로 꼽힐 만큼 훌륭한 활약을 펼쳤지만, A대표팀 승선 기회는 오지 않았다. 정 운은 "솔직히 한 번 정도는 나를 시험해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기회가 오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정 운은 "선수 선발과 결정은 전적으로 감독님의 몫이다. 감독님이 원하는 구상이 있고 그에 맞는 선수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저 소속팀을 위해 매일 매일 열심히 준비할 뿐"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호는 3월 23일 중국과의 6차전을 시작으로 9월 5일 우즈베키스탄전까지 총 다섯 차례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른다.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최상의 조합을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정 운은 "A대표팀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며 "올해는 꼭 선택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뽑힐 가능성이 높지 않겠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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