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사기수법이 시대의 흐름을 타고 또다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저금리 대출을 가장한 수법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16일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는 22%, 대포통장은 19% 각각 큰 폭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보이스피싱의 경우 저금리 대출을 빙자한 수법이 전체 피해금액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1919억원 중 1340억원이 대출빙자형 수법으로 비중이 전년대비 27.1%포인트 늘었다. 대출빙자형은 금융회사로 사칭해 저렴한 금리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속인 뒤 수수료나 보증서 발급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로부터 돈을 갈취하는 유형이다.
금감원은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홍보가 강화되자 대출빙자형 수법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경기위축으로 대출수요가 증가하고, 실제 대출광고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점도 대출빙자형 피해사례가 늘어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현황에 따르면 정부기관 사칭형은 20·30대 여성이 전체의 38%로 가장 많았다. 이들이 사회경험이 적을 뿐만 아니라 사기범들의 고압적인 위협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커 주요 표적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빙자형은 대출수요가 많은 40·50대가 절반 이상 58.6%를 차지했다.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대포통장(통장의 실사용자와 명의자가 다른 통장)은 지난해 4만6351개로 전년보다 19.1% 줄었다. 특히, 모니터링과 신규 계좌의 심사를 강화한 덕분에 은행권 대포통장은 전년대비로 24.7%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대포통장 중 신규 계좌의 비중은 전년 11.4%에서 지난해 4.2%로 줄어든 반면 1년 이상 정상적으로 사용한 계좌의 비중은 지난해 68.3%로 전년대비 8.9%포인트 늘었다.
신규 계좌의 발급이 어려워지자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기존 계좌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명의가 개인인 대포통장은 전년대비로 감소했지만 법인의 경우 30.0%나 증가했다. 유령 법인을 설립해 법인 통장을 대포통장으로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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