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도 우리의 도전을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자랑스러운 도전'에 나선다. 사상 첫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2일 일본 홋카이도의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카자흐스탄과 2017년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아이스하키 1차전을 펼친다.
과거 한국 아이스하키는 아시아에서도 변방 중 변방이었다. 일본, 카자흐스탄은 넘기 힘든 벽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신감이 넘친다. 백지선 감독은 "카자흐스탄과의 첫 경기부터 중국과의 마지막 경기까지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우리가 준비한 것을 경기장에서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확 달라진 한국 아이스하키. 그 중심에는 백지선 감독이 있다. 2014년 여름 첫 발을 내딛은 백지선호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동양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우승컵을 들어올린 백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매년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공격수인 브락 라던스키, 마이크 테스트위드, 마이클 스위프트와 수비수인 브라이언 영, 에릭 리건, 골리(골키퍼) 맷 달튼 등 귀화 선수가 팀의 중심을 잡았고, 아시아리그를 통해 기량을 끌어올린 국내 선수들도 백 감독의 지도 아래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국제대회에서 조금씩 가능성을 보여줬다. 작년 4월 폴란드 세계선수권에서 일본에 21경기(1무 19패) 만에 첫 승을 거뒀고, 11월에는 헝가리에서 열린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에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달 국내에서 열린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에서 세계랭킹 13위 덴마크를 꺾었고, 숙적 일본에 또 한번 승리를 챙기며 자신감을 더했다. 백 감독은 "우리 팀의 모토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Getting better everyday)"이라며 "우리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 누구에게든지 배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물론 쉽지 않은 여정이다. 첫 상대 카자흐스탄은 아시아 최강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카자흐스탄의 벽을 넘지 못했다. 11차례 대결에서 전패를 기록 중이다. 2011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대회에서는 1대9로 참패하기도 했다. 최근 전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 역시 쉬운 상대가 아니다. 백 감독은 '애국심'과 '긍지'를 앞세워 돌파할 생각이다. 백 감독은 "나는 우리 선수들에게 대표팀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강조한다. 우리는 국제대회에 한국을 대표해서 나서는 선택받은 선수들"이라며 "책임과 목표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아이스하키가 현재 한국에서는 인기 종목이 아니지만, 우리의 도전은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의 시초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면, 국민들도 우리의 도전을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1년 뒤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전초전이다.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꽃'이다. 전체 관중과 입장 수익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는 전체 관중 수입의 절반 가까이가 아이스하키에서 나왔을 정도다. 평창동계올림픽 전체 흥행을 위해서도 백지선호의 선전이 절실하다.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은 그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특별한 리허설이다. 백지선 감독과 23명의 선수들이 만들어갈 자랑스러운 도전이 시작됐다.
삿포로(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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