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출발이 좋다. 지명타자 경쟁자들보다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박병호는 2번의 시범경기서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빠른 공을 공략해 장타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이제 시범경기 출발을 했고, 미네소타는 지난해처럼 박병호를 처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쓰겠다는 입장이 아니다.
박병호는 현재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마이너리그 신분이다. 이는 박병호가 미네소타의 최우선 지명타자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미네소타가 주전 지명타자로 생각하고 있는 선수는 케니 바르가스다. 90년생으로 스위치히터인 27세의 젊은 유망주다. 박병호가 부진으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뒤 지명타자 자리에서 47경기에 출전, 타율 2할3푼(152타수 35안타), 10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정확성이 떨어지지만 파워가 뛰어나다. 박병호는 62경기서 타율 1할9푼1리(215타수 41안타) 12홈런 24타점을 기록했었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미네소타가 불펜투수인 맷 벨라일을 영입하면서 박병호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을 때 바르가스도 그 대상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바르가스는 40인 로스터에 남았고, 박병호가 제외된 것은 미네소타가 누구를 더 우선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바르가스는 시범경기서 안타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가 6번타자로 나왔던 지난 25일 탬파베이전에서 4번-1루수로 선발출전한 바르가스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27일 워싱턴전에서 6번-1루수로 선발출전해서도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4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
메이저리그 초청선수로 온 왼손타자 벤 폴센도 박병호와 바르가스의 경쟁에 뛰어들 선수다. 폴센은 25일 탬파베이전서는 바르가스의 교체선수로 나와 2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26일 보스턴전에선 박병호 다음인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일단 경쟁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모습. 박병호로선 바르가스를 생각하고 있는 미네소타 구단의 마음을 실력으로 돌려야하는 상황이다. 박병호는 지난해 시범경기서 20경기에 출전해 58타수 15안타(타율 0.259) 3홈런 13타점을 올렸다. 이 성적보다는 더 좋아야 한다. 좋은 출발을 보인 박병호가 앞으로도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을 보여주면서 정확성을 높인다면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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