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중인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2일 "내가 2루 고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내야수 정근우(35)의 무릎부상 치료. 김 감독은 7년 넘게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고민을 하고 있다. 늘 정근우가 버텨줬던 2루 포지션. 올시즌 초반엔 일정 기간 먹구름이 드리울 지 모르는 상황이 도래했다. 정근우는 지난달 27일 한화 이글스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귀국해 국내에서 무릎통증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 경과는 좋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김 감독은 "개막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돌아올 것으로 본다. 하지만 부상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조심해야 한다. 정근우의 경기수를 일정부분 조정해 줘야할 것 같다. 대체선수를 고민해야 하는데 정근우만한 선수가 있을 수 있나. 정근우와는 정말 오랜 시간 함께했다. 늘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매년 봄마다 2루 걱정은 없었다. 2루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어서 낯설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김성근 감독과 SK 와이번스 시절(2007~2011년, 5시즌), 한화에서 3시즌째를 함께 하고 있다. 김 감독이 SK 사령탑을 그만두고 고양 원더스 감독으로 활동할 당시 정근우는 FA로 SK에서 한화로 이적했다. 1년뒤인 2014년 10월 김성근 감독이 한화로 오면서 둘은 재회했다. 김성근 감독과 함께한 기간 정근우는 7시즌 내내 3할타율 이상에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정근우는 지난해 11월 무릎 수술 뒤 재활 속도를 끌어올리다 수술 부위 옆쪽에 또다른 통증을 느껴 오키나와 캠프에서 홀로 재활중이었다. 결국 재활 회복 속도가 더디고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조기 귀국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3월 1일부터 시작된 미야자키 캠프는 실전 위주라 정근우가 그곳에 머물 이유가 없었다. 국내에서 통증에 대한 근원 치료를 받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 정근우와 트레이닝 파트, 김성근 감독의 생각이 일치했다.
현재 정근우의 무릎 상태는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치료는 잘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개막까지 얼추 맞출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100%는 아닐 것이다. 본인은 의욕을 보여도 무리시킬 생각이 없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며 "우리 팀에 2루 수비와 공격이 다 좋은 내야수가 없다. 2루수는 해야할 일이 많은 곳이다.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정근우는 지금 리그 최고 2루수다. 비교 대상이 정근우다 보니 자꾸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올시즌이 끝나면 생애 두번째 FA가 된다. 선수에게는 분수령이 되는 중요한 시즌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개인 목표가 우선 순위는 아니었다. 정근우는 수차례 한화 이글스의 가을야구 진출이 지상과제라고 했다. 또 국가대표로 WBC대표팀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결국 개인욕심을 부릴법도 한 시기에 WBC출전과 팀을 생각하며 힘을 내다 탈이 난 셈이다. 열정이 넘쳐 일어난 일이었다.
한화는 4월이 중요하다. 개막까지 한달도 남지 않았다. 정근우의 부상회복 정도에 따라 한화 타선 지수, 한화 수비 지수도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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