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3일 수원실내체육관, 1위 대한항공과 3위 한국전력이 외나무 대결을 펼쳤다. 파란이 일었다. 세트스코어 3대1(22-25, 25-23, 25-20, 25-16), 한국전력의 승리였다.
"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지켜볼 순 없다." 이날 경기에 나섰던 한국전력 선수들의 마음가짐이었다. 패배했다면 대한항공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정규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봐야 할 판이었다.
한국전력은 이날 승리로 승점 59점으로 리그 3위를 수성했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두 경기. 한국전력은 앞으로 승점 1점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봄배구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찌감치 운이 따랐다. 4일 우리카드(5위·승점 51)가 현대캐피탈(2위·승점 65)에 패하면서 최소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한 4위를 확보하며 봄배구 티켓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한국전력은 2011~2012, 2014~2015시즌에 이어 세 번째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됐다.
2년만에 봄배구에 나서는 한국전력. '윤봉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윤봉우(35)는 대한항공전에서 블로킹 4개를 포함, 총 12득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75%에 달했다. 고비마다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윤봉우는 지난해 6월 14년간 몸 담았던 현대캐피탈을 떠나 한국전력의 유니폼을 입었다. 현대캐피탈에선 그의 공헌을 인정해 코치직을 제안했지만, 코트에서 뛰고 싶은 열망이 강했다. 그렇게 정들었던 현대캐피탈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적응은 필요없었다. 합류와 동시에 팀에 녹아들면서 코트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윤봉우의 활약 속에 한국전력은 V리그 개막 전 치러진 KOVO컵 최정상에 오르며 비상을 예고했다.
'윤봉우 효과'는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윤봉우는 5일 기준 세트당 평균 0.614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켰다. 이 부문 단독선두다. 2위 신영석(현대캐피탈·세트당 평균 0.581개)과의 격차가 제법 크다. 블로킹 뿐 아니라 정확한 속공 능력도 강점이다. 그는 58.84%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이 부문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위기 상황 마다 블로킹과 속공으로 숨통을 틔우는 동시에 바로티-전광인에 쏠린 공격 부담도 덜어줬다.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가치도 있다. 경험과 리더십이다. 윤봉우는 풍부한 경험을 한국전력에 이식하며 팀을 업그레이드 했다. 올 시즌 한국전력이 강팀과의 대결에서도 쉽게 지지 않았던 이유다.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고참 윤봉우는 경기 내내 소리치며 동료들을 독려한다. 벤치에 있더라도 쉼표는 없다. 그의 존재 자체가 동료들에겐 든든한 버팀목이다.
한편 5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이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대0(25-15, 25-15, 25-15)으로 제압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5일)
남자부
KB손해보험(13승21패) 3-0 OK저축은행(6승28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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