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인식 WBC대표팀 감독(70)은 2014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대만전) 기록지와 역대 대만전 경기기록을 KBO에 요청했다. A조 최약체로 불리는 대만이지만 사령탑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자리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한다. 한국에 강한 선수들을 미리 체크해두기 위함이었다.
김인식 감독 앞에는 '국민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제1회 WBC 4강,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 그리고 2015년말 프리미어12 초대 우승까지.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팀코리아'의 영광에는 늘 김인식 감독이 함께했다. 이번 WBC는 김인식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마지막 무대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 대회에도 후배 지도자들이 고사하며 또 다시 김인식 감독에게 SOS를 보낼 수도 있지만 4년 뒤는 뭔가를 기약하기에는 긴 시간이다.
제1회 WBC출전 당시 김인식 감독은 "국가가 없으면 야구도 없다"는 말로 태극마크의 무게와 사명감을 얘기했다. 제2회 WBC에서는 "국민과 함께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는 명언으로 다시한번 야구 열기에 불을 지폈다. 다시 전장에 선 사령탑은 비장한 각오로 "선수들을 믿고 승리만을 생각하겠다"고 했다.
김인식 감독의 세번째 WBC도전은 가시밭길이다.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류현진(LA다저스) 김현수(볼티모어) 박병호(미네소타) 등 메이저리그거 들이 줄줄이 빠졌다. 늘 큰경기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던 이승엽(삼성)도 올해말 현역에서 은퇴한다. 역대 최약체, 홈에서 열리는 대회에 대한 부담감. 이 모든 것이 노 감독의 어깨를 짓누른다.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경쟁력 중 하나로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을 꼽았다. 김성근 감독은 "김인식 감독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큰 감독이다. 선수들을 믿고 하나로 묶는 특별한 힘이 있는 지도자다. 김인식 감독에게 여러번 당한 일본은 이번에도 김인식 감독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은 선동열 송진우 이순철 김동수 등 코치진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고 베테랑 코치진의 역량이 대단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쓰면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첫 태극마크에 대한 부담감과 대형 FA계약 후 뭔가를 보여줘야한다는 절실함에 최형우가 힘들어하자 손을 내밀었다. 끊임없는 격려로 다독였다. 이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기운을 안겨준다.
김인식 감독은 "국민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것을 알고 있다. 보답하겠다"고 했다. 1라운드를 통과하면 도쿄에서 2라운드, 더 나아가면 미국 LA로 건너가 3라운드를 치르게 된다.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이제 김인식호는 닻을 올리고, 돛을 펼쳤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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