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가 더 문제다.
28명의 한국WBC대표팀 선수들 중 20대는 단 9명뿐이다. 베테랑 위주로 선발된 대표팀이었고 그들의 풍부한 경험이 대회에 투영되길 바랐다.
하지만 그런 희망은 절망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한국 야구의 발전을 이끌었던 베테랑들은 3월에 100%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고, 이는 상대의 빠른공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투수들도 제구가 잡히지 않아 버티기 힘들었다.
벌써 일어난 재앙이니 빨리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병역혜택이라는 당근이 없는 WBC는 아무리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는 야구에서 가장 큰 대회라고 해도 한국에겐 그저 하나의 국제대회일 뿐이라고 치부하더라도 한국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아시안게임과 올리픽에서 예전과 같은 영광을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내년에 열리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은 그래도 일본이 프로선수가 출전하지 않고 대만의 전력이 이번 대회와 비슷하다면 한국이 우승을 향해 뛸 수 있다. 하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은 얘기가 다르다.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는 팀은 총 6개 뿐이다. 이중 1개는 이미 개최국 일본의 것이다. 나머지 5장을 놓고 치열한 예선전을 펼쳐야한다.
이때는 세대교체가 이뤄진 새로운 대표팀이 나서야 하는 시기다. 그동안 10년 가까이 대표팀을 이끌었던 오승환이나 이대호 김태균 임창용 등은 도쿄올림픽에선 볼 수 없다. 현재 WBC대표팀에 있는 30대 선수들 중 몇명이 오를지 알 수 없다.
문제는 앞으로 베테랑들의 빈자리를 메울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탄생하느냐다. 최근 KBO리그에서는 20대 초반부터 빛을 발하는 선수가 거의 없다. 2군에서 짧게는 1∼2년, 길게는 5∼6년까지 경험을 쌓아야 1군에 겨우 오를 수 있는 수준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1군 진입 시기가 늦으니 커리어를 쌓아 최고 수준의 선수가 되기도 늦다. 팬들에겐 1군에서 뛴 지 얼마 안됐으니 어린 선수로 여겨지는데 알고보면 20대 후반인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들어 기존 선수들의 자리를 뺏고 올라오는 젊은 선수들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마운드는 이미 외국인 투수들에게 원투펀치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오승환이 더이상 국가대표로 나서지 않을 경우 당장 마무리로 생각나는 선수가 없다.
2013년의 악몽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15 프리미어12 우승의 쾌거로 지울 수 있었다. 올해 WBC의 큰 아픔도 다른 국제대회의 성과로 잊힐 수 있을까. 빨리 준비하지 않으면 아픔이 배가 될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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