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심각한 타고투저를 완화시키기 위한 방책으로 올해 스트라이크존 확대 적용을 결정했다. 야구규칙에 명시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상하좌우 모두 후하게 주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시즌 후 이 문제가 공론화됐고, 올초 각 구단의 전지훈련 연습경기를 통해 달라진 스트라이크존이 선수들에게 소개됐다.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시범경기에서도 달라진 스트라이크존이 적용됐다.
이날 양팀 투수들은 합계 볼넷이 4개 밖에 되지 않았다. 투수들의 제구력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타자들의 적극적인 공략, 확대된 스트라이크존 영향이 컸다. 양팀 타자들 모두 '비슷한' 공에 여지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때로는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타자도 있었다.
6회초 SK 공격 때 최 정은 볼카운트 1B2S에서 상대 투수 차재용이 던진 바깥쪽 포크볼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되자 홈플레이트를 잠시 응시했다. 롯데 김민하도 6회말 SK 투수 임준혁의 몸쪽 138㎞ 직구에 루킹 삼진을 당하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시범경기는 타자들이 투수들의 공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부담없는 상황에서 마음껏 방망이를 휘두르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 변화를 분명하게 따지기는 어렵다. 하지만 타자들이 체감하는 스트라이크존은 지난해와 달랐다. 4타수 2안타 2삼진을 기록한 SK 김강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작년에 비해 상하좌우 모두 미세하게 조금씩 넓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스트라이크존이 정규시즌 들어서도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느냐이다. KBO리그는 타고투저가 두드러질 때마다 다음 시즌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약속하곤 했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지나 시즌 개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의 존으로 '회귀'되는 현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경기중 박빙의 승부가 이어질 경우, 판정을 두고 민감한 반응들이 나오기 때문에 넓은 스트라이크존이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인색해진다는 이야기다.
KBO의 한 심판위원은 "올해는 주어진 틀 안에서 좀더 스트라이크를 넓게 보고 콜을 하게 될 것이다. 경기를 보면 확실히 달라졌다고 느낄 것이다. 심판들도 달라진 스트라이크존 적응이 사실 힘들다. 시범경기 동안 적응 과정이 있을 것이고, 약간의 착오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적응하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하고 시즌 들어가서도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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