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구재이가 드라마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구재이는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미사 어패럴의 맏딸이자 이동진(이동건)의 전처 민효주 역을 맡았다. 민효주는 분명 악녀에 가까운 캐릭터였다. 성공을 위한 도구로 이동진과 결혼했지만 그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민효상(박은석)과의 경영권 다툼 끝에 이동진이 사표를 내자 이혼을 요구하고, 이동진이 자신을 잡지 않은채 이혼에 동의하자 그대로 결혼 생활을 끝내버렸다. 그러고도 그에 대한 미련의 끈을 놓지 못하고 나연실(조윤희)과의 관계를 파탄내려 하지만 결국 자신만 상처받았다. 결국 민효주는 새어머니 고은숙(박준금)과 화해하고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며 벨기에로 떠났다.
"효주를 만난 건 기분좋은 일이었어요. 그냥 악녀는 아니었거든요. 삐툴어지고 까칠하고 센 척하는 이유가 뭔지 계속 생각하며 재밌게 연기했어요. 효주는 가족에게도 소외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해요. 그런데 동진도 표현을 해주지 않으니까 그런 거에 굶주려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사랑을 갈구하는 여자였던 것 같아요."
주말극 악녀는 항상 욕받이가 된다. 주말극 악녀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이 '캐릭터 때문에 식당에서 욕 먹었다'는 등의 에피소드는 수두룩하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처럼 시청률 1위를 달린 인기 드라마라면 더 큰 관심을 받고, 시청자도 더욱 깊게 감정이입을 하게된다. 그런데 주인공 커플을 갈라 놓으려는 전처 캐릭터라니. 주변에서의 반응은 괜찮았을까.
"많이 알아보시더라고요. '아이고 왜 그랬어', '연실이 내버려 둬야지' 하는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TV보다 실물이 눈이 더 크다고도 하시고요.(웃음)"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유난히 커플이 많았던 작품이다. 이동건-조윤희, 이세영-현우, 차인표-라미란, 최원영-오현경 등 네 커플이 등장해 4인 4색 로맨스로 큰 사랑을 받았다. 유일하게 러브라인이 없었던 구재이 입장에서 외롭지는 않았을까.
"정말 외로웠죠. 혼자 외딴 섬에 떨어진 듯한 느낌이었어요. 감독님도 농담삼아서 '홍기표(지승현)랑 연결돼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셨어요. 커플 연기가 없는 건 너무 아쉬워요. 그래서 다음 작품은 꼭 로맨스 있는 걸 하려고 해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촬영 도중 실제 커플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동건과 조윤희가 열애 사실을 인정한 것. 작품이 방영되는 내내 이동건을 사이에 두고 나연실 역의 조윤희와 연적 관계였던 입장에서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사실 민효주를 연기할 때 어려운 부분이 캐릭터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이었어요. 그렇게 자존심이 센 여자가 동진이가 연실이를 그렇게 사랑스럽게 보는 걸 왜 지켜보고, 이제는 우리가 정말 끝난 사이라는 말을 듣고 있나 해서요. 그때도 둘이 정말 사귀는지 몰랐어요. 그래도 둘이 너무 잘 어울려서 괜찮았어요. 잘 어울리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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