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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7주년 스포츠조선, 프로 23년차 이승엽.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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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과 특별한 기억이나 에피소드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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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기사를 기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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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와 언론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영원한 국가대표 이승엽이 본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어땠나.
홈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많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후배들이 많은 비판을 받는 것도 안쓰러웠다. 결과를 떠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대충 경기를 한 선수는 없었을 것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최선을 다했을 것으로 믿는다. 국가대표에 대한 자부심, 절박함 부족에 대해 비판하는데, 선수이기에 이런 말에 쉽게 동의하기 힘들다. 중요한 경기를 대충 뛴 선수는 절대 없었을 것이고, 그렇게 믿고 싶다. 만약, 그런 선수가 있었다면 그 선수는 야구 선수가 아니다.
-앞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라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국제대회 성적이 나면 야구 흥행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어린 프로 후배나 아마추어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특히, 국제대회는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큰 데, 오히려 그 걸 덜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적을 내고, 못내고를 떠나 강한 팀이 이기고 약한 팀이 지는 게 스포츠다. 국민들도 실력 차이가 확연히 나는데, 무조건 이기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는 것도 중요하다. 지더라도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며 져야 한다. 물론, 이는 프로이기 때문에 절대 질 수 없는 마음가짐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자카르타아시안게임, 프리미어 12, 도쿄올림픽 등 중요한 국제대회가 많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선수들이 꼭 명심했으면 좋겠다.
-이승엽에게 삼성 라이온즈, 대구는 어떤 의미인가.
삼성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프로 선수가 고향팀에 입단할 수 있다는 것도 참 큰 행운인 것 같다. 그동안 삼성에 계셨던 모든 분들과 대구팬들 덕분에 누구보다 행복한 선수 생활을 했다. 특히,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올 때 삼성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는 자체에 감사했다. 사실 부모님이 대구에 정착하셔서 나를 낳았지만, 부모님의 고향은 전라도다. 지금은 많이 희미해졌지만, 오래 전에는 영-호남 문화 차이가 조금 있지 않았나. 나는 부모님을 보고, 또 대구에서 자라며 양 지역의 좋은 점들을 다 흡수할 수 있었다. 그게 프로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야구 뿐 아니라 여러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프로 선수에게는 중요한 일이다.
-이승엽이 대구에서 국회의원 출마하면 무조건 당선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정치는 잘 몰라서….(웃음)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다카하시 요시노부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을 만났는데,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다.(다카하시 감독은 1976년생인 이승엽보다 한살이 많다. 이승엽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요미우리에서 뛰던 시절 주축선수로 함께 했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구나 느꼈다. 처음 만난 것도 10년이 넘었다. 다카하시는 은퇴를 하고 지도자 생활을 하는데, 나는 아직도 야구를 하고 있으니 묘한 기분도 든다.
-다카하시 감독처럼 삼성의 감독이 되는 꿈을 꾸지는 않는지.
그건 선수 생활을 확실히 마무리 짓고 난 뒤 할 수 있는 생각이다. 그게 예의다. 내 미래에 대해 함부로 언급하는 것은 많은 분들에게 실례가 되는 행동인 것 같다. 지금은 1년 남은 선수 생활에만 모든 집중을 하고 싶다. 은퇴를 하면 내 미래에 대해 결정해 말씀드리겠다.
-KBO리그 최초로 은퇴 투어가 구체화되고 있다. 아쉬움 속에서 설렘이 있을 것 같다.
아직도 그 상황이 와닿지 않는다. 그런(은퇴 투어) 얘기가 나오는 자체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라이벌 팀 선수가 은퇴를 한다고, 상대 코칭스태프-선수-팬들께서 배려를 해주신다는 건 프로 세계에선 참 과분한 일이다. 내가 그런 배려를 받는 첫 선수가 된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가족들은 은퇴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는지.
집에서는 야구 얘기를 절대 안한다. 야구에 대해서는 내가 생각하고 결정하면 그걸로 끝이다. 나를 많이 이해해주는 것이기에 항상 고맙다. 그래도 이제 큰 아들이 커서 아빠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인지 안다. 둘째는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아들에게 아빠가 이런 야구 선수였다는 걸 보여주고 은퇴할 수 있어 감사하다.(이승엽은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첫째 은혁군이 12세, 둘째 은엽군이 6세다)
-먼저 은퇴한 양준혁은 마지막 은퇴 경기에서 '전력질주'를 했다. 그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이승엽은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나는 항상 야구가 먼저였다. 야구를 정말 잘하고 싶었다. 20년이 넘는 시간, 오직 야구만을 위해 튀지 않고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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