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김민석이 SBS 월화극 '피고인' 종영 소감을 밝혔다.
'피고인'은 기억 상실증에 걸린채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검사 박정우(지성)가 기억을 되찾고 악인 차민호(엄기준)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김민석은 극중 박정우의 조력자 이성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성규는 여러모로 반전의 아이콘이었다. 초반에는 살갑고 유쾌한 박정우의 감방 메이트로 보였지만, 박정우의 딸 하연(신린아)을 납치한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이후에는 죄책감을 느끼고 박정우의 누명을 벗겨주고자 힘을 보탰으나 결국 차민호의 손에 목숨을 잃게 됐다. 스펙터클한 캐릭터의 활약에 시청자는 큰 관심을 보냈고, '피고인'은 28.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내가 이상하게 선배 복이 있다.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들 작품에 들어가게 됐다. 지성 선배님을 보면서 체력이 어마무시 하시다는 걸 느꼈다. 현장에서 항상 운동도 하시고 체력이 좋으시더라. 나는 이성규를 연기하면서 쉴 때도 고립돼서 살았다. 그렇게 피폐해지더라. 평소에 물기를 갖고 살았다. 그런데 지성 선배님은 그걸 다 안고 주인공으로 이끌어가시더라. 평소 생활이 가능하실지 생각했는데 힘들 때마다 술 한잔 사주시면서 이런저런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힘을 많이 얻고 일 했다. 지성 선배님이 나한테 감동을 많이 주셨다. 그래서 그런 케미가 나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다만 극 설정상 지성과 마주하기 어려운 순간들은 있었다.
"이렇게 톤이 다운된 드라마나 캐릭터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굉장히 두려웠다. 내가 갖고 있는 에너지와 이성규가 안 섞일까봐 걱정했는데 현장에 가고 마음 속에 이성규의 아픔 같은 걸 갖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지성 선배님 다음으로 불쌍한 캐릭터였다. 거기에 빠져 살다 보니 뭘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되더라. 장르에 맞게끔 자연스럽게 변했던 것 같다.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감방 안에서였다. 오히려 나오고 나서는 속을 드러낼 수 있어서 편했다. 끝까지 모른 척 하는 게 어려웠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니고 비밀을 들켜서도 안됐다. 감방신을 찍을 때마다 도둑질하고 모르는 척 하는 아이처럼 불편했다. 그래서 지성 선배님과도 1초 이상 눈을 마주친 적 없었던 것 같다."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던 아역배우 신린아에 대해서는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린아는 친구 아이도 안아보고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리딩 때부터 린아만 봤다. 눈에 애처로움이 있어서 보고만 있어도 아이가 슬퍼보이는 게 있다. 이성규를 연기하면서 감방에서 나와서 린아를 처음 봤는데 보고만 있어도 왜 이렇게 마음이 슬프지 했다. 울만한 신이 아닌데도 린아를 보고 있으면 계속 과잉 감정이 들어서 조금 힘들었다. 그리고 린아가 나를 워낙 좋아했다. 외동 아들이라 형제애를 잘 몰랐는데 린아를 보면서 일찍 결혼해서 린아 같은 딸을 낳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피고인'은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작품 자체는 반복되는 도돌이표 전개로 '고구마 드라마'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다른 장르물도 보면 아시겠지만 다 고구마다. 나도 장르물을 굉장히 좋아한다. 너무 열이 받아서 한번에 몰아본다. 시청자분들도 그렇지 않겠나. 나는 이 일을 하는 사람인데도 화가 나는데 시청자분들도 당연히 그러셨을 것 같다. 우리 드라마가 사실상 고구마이긴 한데 그래도 시청률이 계속 올랐다. 고구마 치고는 되게 맛있는, 꿀 고구마였던 게 아닐까 싶다. 정말 맛없고 퍽퍽한 고구마였으면 안 먹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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