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감독의 넘치는 LG 사랑이 빛을 발했다.
2017 시즌 각오와 포부를 밝히는 27일 KBO리그 미디어데이.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현장 분위기를 압도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미디어데이 역대 최고 세리머니를 완성했다.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간은 개막전 선발 발표다. 양 감독 차례가 됐다. 그런데 양 감독은 마이크를 내려놓고 자신의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전국에 TV로 생방송되는 행사에서, 중요한 순간 개인 용무를 본다는 건 큰 실례다. 그런데 잠시 후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빵' 터졌다. 양 감독이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만진 이유가 밝혀졌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최근 트윈스의 모기업 LG전자에서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G6'를 들어올렸다. 그러자 액정 화면에 글자가 쭉 지나가기 시작했다. 문구는 'LG TWINS 개막전 선발 헨리 소사'였다. 여고생팬들이 아이돌 가수 응원 메시지를 전할 때나 보던 장면을,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연출했다. 그것도 56세 베테랑 감독이 생각지도 못한 퍼포먼스를 펼치자 웃음이 쏟아졌다.
TV 중계 화면에 글자가 나오는 동안 신형 휴대폰이 자연스럽게 노출됐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경쟁 업체에 밀려 큰 재미를 보지 못하다가, 모처럼 G6가 호평을 받고있는 상황에서 자동 홍보가 됐다. 양 감독은 식상할 수도 있는 행사에 재미를 선사하면서, 모기업의 주력 상품 홍보까지 제대로 했다.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은 셈이다.
행사 후 만난 양 감독은 "다른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넓다고 하길래 얼마나 넓은 지 봤다. 그런데 문구가 멀리서도 선명히 보일만큼 넓더라. 그래서 어젯밤 급하게 아이디어를 내봤다"며 쑥스러워했다.
양 감독의 깜짝 퍼포먼스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주장인 류제국이 감독에게 받고 싶은 선물로 '뽀뽀'를 얘기하자 망설임 없이 류제국의 볼에 입을 맞췄다. 프로야구에서 손꼽히는 학구파인 양 감독은 평소 언행이 신중하다. 점잖은 학자풍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 양 감독이 이번 미디어데이를 통해 권위를 내려놓은 친근한 감독으로 다가섰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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