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배우 손병호가 연출가 조광화와의 의리를 지켰다.
손병호는 조광화의 연출 데뷔 20년을 맞아 진행중인 '조광화 전(展)'의 첫 연극 '남자 충동'에 이어 두번째 작품 '미친 키스'에도 출연한다. 최근 공연 뿐아니라 영화, 방송 등에서 눈코 뜰새 없이 활동하는 와중에도 조광화 연출과 제작진의 러브콜에 화답한 것.
지난 3월 26일 끝난 '남자 충동'에서 자기중심적이고 철없는 가부장적인 아버지 '이씨'를 연기한 손병호는 '미친 키스'에서는 겉보기엔 부족함 없는 대학교수이지만 인간관계에서 허무를 느끼면 열정을 되찾으려는 '인호'로 변신한다. 손병호는 "멜로연기는 도전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일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광화 연출은 "주로 악역이나 수더분한 아저씨 역할을 맡아 온 손병호가 보여줄 매력적인 중년의 모습이 궁금했다"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스마트한 섹시함이 더해진 인호의 모습으로 완벽히 변신 중"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998년 초연 이후 세 차례 공연된 '미친 키스'는 각기 다른 인간들의 상실감과 허무함, 심적 고통과 환희 등을 세밀하게 풀어낸 수작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지만 표현이 다소 거칠고 한계를 넘나드는 과감한 설정으로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20주년을 맞아 조광화 연출과 제작진은 작품이 갖고 있는 정서와 의식은 유지하되 그 표현방식에 대해 변화된 사회의식을 반영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각색의 과정을 거쳐 표현은 순화되었지만 작품의 궁극적 메시지인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격정적인 감정들은 그대로 그려낸다.
현대인들의 관계에서 오는 고독과 사랑에 대한 왜곡된 열정, 집착과 파멸을 그린 '미친 키스'는 대학로 TOM극장 1관에서 4월 11일 개막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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