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이었다. 2016년 5월 5일, 전남과 인천의 2016년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구장. 경기 뒤 노상래 전남 감독이 "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늦기 전에 거취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진사퇴를 암시했다. 당시 전남은 1승4무4패(승점 7점)를 기록하며 하위권을 맴돌고 있었다.
반전이 있었다. 구단은 노 감독 설득에 들어갔고, 노 감독은 마음을 바꿔 전남을 계속 이끌었다. 그리고 반등을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전남은 여름의 시작과 동시에 매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새 외국인 선수 자일과 토미는 물론이고 허용준 등 신인급 선수들이 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었다. 그 결과 그룹A에 오르는 반전을 만들어냈다.
전남은 올 시즌 그룹A 잔류를 꿈꾸며 비시즌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시즌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들과도 재계약도 성공했다. 자일, 토미, 유고비치 등 외국인 선수 3인방도 잔류를 결정했다. 여기에 헝가리 출신 공격수 페체신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는 첫 걸음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 외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남은 개막 5연패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올해도 계속되는 슬로스타트 징크스. 패배가 계속되다 보니 선수단 분위기도 썩 밝지 않다.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선제골을 내주고 추격을 반복하는 식이다. 하지만 결국 승패를 뒤집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노 감독은 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와의 5라운드 원정경기 직후 "감독 책임이 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년 전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올해도 반전이 있을까. 희망은 신인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전남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허용준은 지난달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차출됐다. 한찬희는 20세 이하 대표팀에 발탁돼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 어린 선수는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며 어느덧 전남의 희망이자 주축으로 성장했다. 두 선수 모두 자신들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전남은 지난 시즌 초반 부진을 극복해냈던 경험이 있는 만큼 반전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 실제 선수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에 얻은 경험이 힘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 감독은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선수들을 믿는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남은 1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인천과 6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슬로스타터' 전남, 과연 초반 부진은 몸에 좋은 쓴 약으로 작용할까. 1년 전 데자뷔 처럼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바닥을 찍는 순간이 언제쯤일지가 중요한 상황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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