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결혼이 어떻게 늘 화목하고 아름답기만 할까. 한 노배우의 솔직하고 꾸밈없는 고백에 대중의 공감이 몰리고 있다.
KBS 2TV'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는 '화려한 연예인 가족의 삶'을 조명하지 않는다. 졸혼(백일섭)·만혼(정원관)·조혼(일라이). 평균보다 '특이한' 세가지 지점에 서 있는 그들의 삶을 비추자, 그 점들을 이은 '삼각형' 안에 웃음은 물론 눈물과 현실 공감의 요소까지 담기고 있다. 나이든 남편과 아버지, 미운 사위와 장모님, 철없는 아들과 어색한 며느리의 이야기들이 시청자의 가슴 '여러군데'를 구석구석 파고들며 시청률 역시 시즌 1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2'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이민정 PD는 "시즌2을 시작하면서 시청률이라는 성적표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정도 '특이'한 가정, 부부를 찾게된 것도 맞고 그로인해 초반 이슈를 얻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시즌2를 연출하면서 느끼는 것은, 나 역시 세 남자의 생활을 보면서 스스로도 배우는 점도 많고, 나를 그 삶에 대입하게 되며 반성도 하게 된다. 시청자들도 그런 점에 많은 공감을 주고 계시는 것"이라며 "지금은 세 분을 섭외한 것이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웃었다.
이민정 PD가 말한 '신의 한수', 그 중심에는 백일섭이 있다. 자유로운 듯 애처롭고, 근엄하면서도 순수함이 엿보이는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이 그에게 있다. 백일섭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강아지 제니와 아이같은 하루를 보내기도한다. 또한 '자신의 집' 대문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지 못하고 조용히 아들을 불러내 사탕 봉지를 건네기도 한다. 방송을 통해서 수년·수십년간 그를 보아 온 시청자들에겐 낯설고 놀라운 일상.
백일섭은 이날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10%가 넘을 것으로 자신했다"며 "아직 못 미치고 있는데, 그만둬야 하나보다"라며 기자간담회의 문을 열었다. 백일섭은 이어 "'백년 해로'라는 말이 있다. 100년간 사랑을 하려면 엄청난 노력과 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38년만에 포기하고 나오게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백일섭은 "나는 '사랑'이라는 말을 모르고 살았다. 그래서 이 지경이 되었나보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며 "프로그램 섭외 제안을 받고 한달간 고민했다. 그런데 출연하고나니 큰 도움을 얻고 있다. 아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배우고 있다.(졸혼 후) 혼자가 되었을 때,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에 출연하길 잘 했다. 정원관, 일라이 두 친구에게도 '대화를 많이 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백일섭은 이어 "사실 요즘 나에 대해서 '졸혼'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와서 부담스럽다"며 "나는 '졸혼'이라는 단어의 뜻도 몰랐다.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이는 것 같아 걱정하고 있다. 오늘로써 졸혼이라는 단어는 그만 썼으면 한다"고 당부하며 "'살림남2'는 부엌에도, 안방에도 카메라를 설치한다. 진정성있게 조금 더 리얼한 모습을 담아간다면 10%도 넘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55분 방송.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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