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37)가 결국 은퇴를 선택했다.
수원은 21일 '은퇴를 피력한 이정수의 의사를 존중해 잔여 계약을 끝내기로 했다'며 '서정원 감독과 코칭스태프, 구단 프런트가 이정수와 여러 차례 만나 만류했지만 선수의 의사가 확고해 은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정수는 16일 광주와의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홈 경기(0대0)가 끝난 뒤 구단에 은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당시 수원 서포터스들은 선수들을 향해 '손가락 욕'과 맥주 등을 던지면서 야유를 보냈다. 이정수는 홈팬들의 행동에 실망감을 표시하며 은퇴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원 감독을 비롯해 구단 프런트들이 이날까지 3차례나 이정수와 만나 설득했지만, 선수의 뜻이 강경해 결국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2002년 안양 LG(현 FC서울)를 통해 K리그에 데뷔한 이정수는 인천 유나이티드(2004~2005년)와 수원(2006년~2008년)에서 뛰다가 2009년 1월 일본 J리그 도쿄상가로 이적하며 해외에 진출했다. 2010년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활동하다가 그해 9월부터 카타르 알 사드로 이적했다. 이정수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축구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면서 역대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이정수는 지난해 2월 알 사드를 떠나 수원에 복귀했다. 지난 시즌 어수선한 가운데 FA컵 우승을 이끌었지만 올 시즌 또 다시 팀성적이 곤두박질 쳤고, 서포터스와의 불미스러운 일까지 겹치며 끝내 은퇴를 택했다.
이정수는 구단 SNS를 통해 "누구보다 수원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오랜 고심 끝에 오늘 축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제가 은퇴를 선택한 것은 팬들과 마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은퇴는 지난해 수원에 복귀한 후부터 줄곧 가져왔던 고민이었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지만 힘겨운 상황에서 제힘이 부족하다는 자책감이 컸다. 후배들의 앞길을 막고 있다는 부담도 컸다"라며 "팀이 힘든 순간에 은퇴를 선택한 것이 비겁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오히려 더 늦기 전에 팀을 떠나는 게 팀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항상 수원과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어디서든 응원하겠다.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따뜻한 애정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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