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가 넘어서도 편하게 야구하고 싶다."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불안한 불펜 얘기가 나오면 던지는 농담이다.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은 2점대를 유지하며 최고인데, 구원진은 8점대로 꼴찌다. 강력한 선발진을 갖추고도 경기 후반이 되면 덕아웃에 긴장감이 흐른다.
하지만 헥터 노에시가 선발로 나서면 걱정을 다소 덜 수 있다. 지난 20일 kt 위즈전까지 4경기에 등판해 4경기 모두 7이닝 이상을 책임지면서 4승에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4승 중엔 9이닝 완투승까지 포함돼 있다.
이닝 소화능력-구위 모두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2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만난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저쪽은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1점대라면서요"라며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헥터, 양현종, 팻 딘, 임기영으로 이어지는 타이거즈 1~4선발은 현재 KBO리그 최강이다.
명불허전. 26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헥터는 강력했다. 시즌 초반부터 깊은 침체에 빠진 삼성 타선에겐 견고한 벽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1회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넘긴 헥터는 위기없이 순항했다. 6회까지 단 한 명의 삼성 타자가 2루를 밟지 못했다. 뛰어난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 능력에 완급조절 모두 좋았다. 6회까지 3안타를 내줬는데, 모두 2사후 허용한 뒤 후속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투구수 관리도 좋았다. 6회까지 82개의 투구로 상대를 압도했다. 헥터는 7회 처음으로 1사 1,2루 실점 위기를 맞았는데, 후속 타자 두 명을 연속 삼진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7이닝 4안타 무실점, 투구수 112개. 평균자책점은 1.22로 내려갔다.
타선도 헥터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3회 1사후 연속 4안타(2루타 2개, 3루타 1개 포함)를 집중시켜 3점을 뽑았다. 3-0으로 앞선 6회에 다시 연쇄 폭발해 3점을 추가했다.
개막전 부터 5경기에 나서 5승무패, 5경기 연속 7이닝 이상 투구. 이런 '효자 용병'이 없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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