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팀스포츠이면서 동시에 개인스포츠다. 팀성적 안에 개개인의 성적이 녹아있다. 1군에서의 활약은 연봉인상, FA대박으로 이어진다. 팀내경쟁을 피할수 없다. 누군가 실력좋은 선수가 합류하면 다른 선수는 긴장한다. 다만 포지션별 차이가 있겠지만 유대감이 특별한 공간이 있다. 바로 중간투수로 투입되기 위해 몸을 푸는 불펜이다.
좋은 불펜투수가 합류하면 1군 입지가 확실한 기존 불펜투수들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짐을 나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 장시환이 이 경우다. FA로 4년계약을 보장받은 윤길현과 마무리 손승락 입장에선 두손 들어 환영할만하다.
롯데는 선수 한명이 일인분 이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시즌 개막부터 체감했다. 4년간 150억원을 받고 입단한 이대호가 이를 입증했다. 이대호 앞뒤 타자들이 수혜를 받았고, 결국 팀타선 전체에 활기가 돌았다.
불펜 때문에 골머리를 싸매던 롯데가 큰그림을 그리고 있다. 젊은 야수인 오태곤을 내주고 즉시전력감인 장시환을 데려왔다는 것은 올해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가을야구에 대한 갈망과 불펜 위기가 심각했다는 것을 뜻한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박시영을 미래의 선발자원이라고 했다. 현재 팀상황을 감안했을 때 필승조가 적합하고, 박시영도 좀더 경험을 쌓는 것이 낫겠다는 내부판단을 했다. 성장중인 박시영과 다소 불안한 마무리 손승락, 부진에 빠진 윤길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특별카드는 장시환이었다.
장시환은 지난 18일 트레이드로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뒤 4경기에 등판해 4⅔이닝 무실점을 기록중이다. 시즌 성적은 9경기 1승4홀드, 평균자책점 0.90. 조 감독은 장시환에 대해 "밖에서 볼때와는 또 다르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제구가 좀 흔들린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무척 좋은 볼을 던진다. 자신을 믿고 던지면 아무 문제없는 구위"라며 엄지를 들었다.
박시영과 윤길현 쓰임새도 깔끔하게 정리했다. 장시환은 좀더 박빙 상황, 이른바 넘버원 셋업맨이다. 박시영은 두번째, 자신감이 떨어진 윤길현은 당분간 좀더 점수차가 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정신적인 부분과 제구가 안정되면 등판 상황이 조정될 수 있다.
25일 한화전(롯데 4대2 승)에서는 박시영에 앞서 6회 장시환이 먼저 마운드에 올랐다. 위기상황이었고, 안타 하나로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변곡점이었다. 26일 한화전(롯데 8대2 승)에서는 6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윤길현이 8회, 김유영이 9회를 지켰다. 이날 5이닝(2실점)만 소화한 선발 박진형의 승리를 지켜주기 위한 6,7회 징검다리는 배장호와 이정민이 놨다.
좀더 체계적이고 계산이 설수 있는 불펜운용은 장시환이 있어 가능했다. 4월 부침은 있었지만 분명 롯데가 변하고 있다.
부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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