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소통을 중요시한다.
감독과 선수, 코치와 선수간 자유로운 대화, 그 속에서 맺은 약속을 지킴으로써 '팀'이 비로소 형성된다고 믿고 있다. SK가 시즌초 6연패의 부진을 극복하고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중 하나다.
힐만 감독은 27일 잠실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덕아웃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했다. 선수들이 서로를 응원하는 분위기에 감동했다고 한다.
힐만 감독은 "오늘 아주 중요한 비밀 하나를 얘기하려 한다. 덕아웃 안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어제 7회말이 끝나고 저쪽 불펜에 있던 투수들이 이쪽으로 다 넘어와 박수를 쳤다. 전유수가 이닝을 마치고 내려오는 중이었다"고 했다.
전유수는 전날 LG전에서 0-5로 뒤진 6회말에 등판해 7회까지 2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6회에만 4안타와 4사구 3개를 내주며 4실점해 사실상 경기를 LG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전유수로서는 팀이 추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했지만, 오히려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하지만 동료들은 오히려 그에게 응원을 보내줬다. 전유수가 7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내려오자 불펜에서 경기를 보던 투수들이 덕아웃으로 모두 넘어오더니 박수와 함성을 보내준 것이다. 이 장면이 힐만 감독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온 모양이다.
힐만 감독은 "전유수가 6회 고전했지만, 7회는 잘 막았다. 불펜투수들이 박수를 보내줬다"며 "이전에 어디서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힐만 감독은 "동료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주고 성원을 해 준 것이다. 아주 훌륭한 장면이고 멋진 장면이었다. 어젯밤 그런 장면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전유수는 힐만 감독이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투수로 주목해 왔다. 올초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전유수와 한 가지 약속을 했다고 한다. 전유수는 한 시즌에 2~3번 정도 허리 통증으로 고생한다. 이를 코치들과 트레이너들로부터 전해들은 힐만 감독은 전유수를 앉혀 놓고 "너는 우리팀에서 아주 중요한 선수다. 허리 보강 운동을 꾸준히 하겠다는 약속을 해달라. 너는 그것만 해주면 된다"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 이후 전유수는 하루도 빠짐없이 허리 운동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시즌 개막후 전유수는 별다른 부상없이 릴리프 역할을 하고 있다.
소통과 약속, 그리고 팀. 힐만 감독이 SK에 심으려는 '색깔'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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