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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선수 중 7명이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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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연맹은 4월30일 휠라와의 계약만료를 앞두고 '경기복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지난 5년간 입어온 유니폼에 대한 재검증과 함께 후원사 교체 움직임이 감지됐다.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 최고의 경기력을 위해, 선수들에게 가장 좋은 유니폼을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명분은 일견 타당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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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제품인 휠라는 테스트하지 않았다. 네덜란드 헌터, 일본 미즈노사 등 2개사 제품을 비교했다. 8명의 대표 선수들은 무기명 설문지에 의견을 적어냈고, 8명 중 7명, 절대 다수가 유니폼 교체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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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과정은 공정했나
이번 유니폼 테스트는 철저히 비공개로 치러졌다. 유니폼 테스트를 카메라에 담으려던 취재진이 연맹의 '비공개' 원칙에 따라 현장에서 철수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대표팀 경기복 선정은 연맹의 고유 권한이지만 유니폼 선정 과정에 대해 팬들과 언론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공개적 절차가 필요했다. 대표팀 전체가 아닌 8명을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가 이뤄졌다. 기존 유니폼에 대한 지지를 공공연히 표명한 '단거리 에이스' 이상화는 일정이 엇갈리며 테스트에 참가하지 못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공정성 확보를 위해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마련에 대한 노력이 더 필요했다. 모든 비교와 평가는 동일한 환경, 동일한 조건에서 이뤄져야 한다. 테스트를 위해 주어진 유니폼 사이즈는 다 달랐다. 휠라의 기존 유니폼이 '개인 맞춤형'으로 몸에 밀착되는 반면, 이번 테스트에 제공된 유니폼은 평균 사이즈로 제작된 기성제품이었다. 선수들마다 취향과 기호가 다르다. 큰 사이즈를 입으면 당연히 덜 당긴다. 그것을 편안하게 느낄 수도, 꽉 잡아주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정확한 제 사이즈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헐렁했다. 잡아주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선수들의 평가는 이 때문이다.
17일 첫 테스트를 시작했고 일주일여 만인 25일 유니폼 업체 교체를 전격 결정했다. 일회성 테스트 후 "선수들의 뜻"이라며 이후 교체 결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미 갈 길은 정해져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불거지는 이유다.
브랜드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객관적 선택을 돕는 '블라인드 테스트'도 아니었다. "편하다" "불편하다"는 선수들의 주관적 '호불호' 외에 객관적 데이터와 기능성에 대한 데이터는 없었다. 훈련 때 유니폼을 수차례 바꿔입어가며 수십 번 기록을 재보고, 비교해 보고, 공기저항 지수, 윈드블록 성능, 스케이트날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컷프루프(cut proof, 방검)' 지수 등 기술력도 검증해야 한다. 휠라가 공급해온 기존 스포츠컨펙스 경기복의 컷프루프 지수는 4등급(1~5등급, 높을수록 강함)이었다. ISU는 평창올림픽 경기복 요건으로 컷프루프 2등급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각 브랜드에게 있어 이번 선택은 평창에서의 사업적 성패가 좌우되는 중요한 결정이다. 각사 제품을 동일한 조건하에서 면밀히 검토한 후 선정해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테스트 일시, 방법, 절차, 기준, 객관적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경기력을 위해 기존 유니폼을 고집하는 이상화 등과의 조율 문제도 남았다.
평창올림픽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의 전쟁터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은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이자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메달 텃밭이다. 브랜드 노출 빈도가 절대적이다. 휠라가 지난 5년간 평창을 바라보고 투자하고 공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빙상연맹은 유니폼 업체 교체를 발표하면서 생경한 제조사 네덜란드 '헌터'라고 발표해 충격을 최소화했다. '헌터'는 '스포츠컨펙스'와 마찬가지로 전세계, 다양한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는 전문 제조사다. 스포츠컨펙스와의 독점계약을 통해 '휠라' 브랜드가 노출되듯 향후 헌터와 계약할 스포츠 브랜드가 '평창 특수'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는 이미 유명 스포츠브랜드 A사가 '헌터'와의 계약을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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