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류현진(30)은 1일(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게임에서 시즌 첫승(1승4패)을 거둔 뒤 올해 목표를 묻자 "다른 것은 없다. 5일에 한번씩 던지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붙박이 선발로 던지기를 원한다는 말이다.
류현진은 이날 5⅓이닝 동안 93개의 볼을 던지며 3피안타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어깨 수술 뒤 복귀한 터라 한계 투구수는 100개 이내로 잡혀 있었다. 1회초 선두타자의 플라이볼을 LA다저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글러브로 잡았다가 놓쳐 3루타를 만들어줬고, 실책성 플레이가 이날 유일한 실점의 빌미가 됐다. 위기는 있었지만 스스로 잘 넘겼다.
이제는 두번째 관문을 넘어야 한다. 바로 선발 공개경쟁이다. LA다저스는 6명의 선발을 놓고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세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무조건 1선발이다. 여기에 최근 3승에 평균자책점 3.10인 브랜든 매카시도 붙박이 자리를 확보했다. 다저스는 최근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훌리오 우리아스의 메이저 승격을 발표했다. 자리를 잡을 때까지 당분간 맡긴다는 뜻이다. 류현진과 알렉스 우드, 우완 마에다 겐타 중 1명은 내려가야 한다. 우드는 1승에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중이다. 마에다는 2승2패에 평군자책점 6.58이지만 직전 경기에서 7이닝 2실점 호투를 했다.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이날 류현진의 피칭에 대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냈고, 고무적인 결과를 만들었다"며 칭찬했다. 선발진 공개경쟁에 대해선 "우리팀에서 붙박이 선발은 커쇼 밖에 없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선발진의 활약 여부지만 최근엔 류현진, 마에다, 우드 셋 다 좋다. 우드는 지난 2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우드는 불펜경험이 있지만 최근에는 구위 자체가 대단하다.
또 한가지 변수는 LA다저스에 유독많은 왼손 선발투수다. 커쇼, 유리아스, 우드, 류현진에 대체선발 리치 힐까지 모두 왼손이다. 오른손 투수는 매카시와 마에다 둘이다. 좌우 밸런스를 감안한다면 류현진에게 다소 불리해질 수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위기를 스스로 돌파해내는 경기운영능력, 건강하다면 퀄리티 스타트는 보장할 수 있는 안정감 있는 선발투수다.
마지막으로 류현진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마에다는 거부권이 없다. 불펜경험이 전무한 류현진을 선발에서 빼내 롱릴리프 등으로 기용하기도 애매하다. 그렇다고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도 없다. 류현진은 2경기 연속 호투로 일단 선발 경쟁에 있어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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