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현재 각팀이 27경기씩을 치렀다. 10개구단은 이제 상대들을 거의 한번씩 만나봤다. 어린이날이 낀 3연전은 늘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이 특별한 배정을 제외하면 모든 팀과 맞붙었다. 감독들은 시범경기 기간 이구동성으로 "그래도 한바퀴(27경기,3연전 9차례)는 돌아야 어느정도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시즌 초반 그림은 다소 충격적이다. 이같은 결과를 아무도 예상 못했다. 선두 KIA 타이거즈부터 꼴찌 삼성 라이온즈까지 사연없는 팀이 없지만 이변 정도가 상상 이상이다. 이대로 구도는 굳어지는가, 아니면 5월 '무빙 데이'가 올까.
삼성은 4월 한달간 고작 4승(2무20패)에 그쳤다. 개막 한달 역대 최악 성적은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2승18패(0.100), 최악 2위는 막내 kt위즈의 리그 첫 도전이었던 2015년 3승22패(0.120). 삼성의 몰락은 전체 순위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각 팀은 삼성만 만나면 원기를 충전한 뒤 돌아갔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두산은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의 어깨부상 이탈과 함께 고전하고 있다. 선발이 좋지만 지난해만 못하고, 줄줄이 생애 최고 타격성적을 갈아치웠던 타자들은 1년만에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불펜진도 경기막판 자주 불쇼를 연출하고 있다. 두산은 12승1무14패로 7위에 처져 있다.
KIA 타이거즈 돌풍은 어느정도 예상됐지만 1위 질주는 뜻밖이다. 3위 LG트윈스와 공동 4위 롯데 자이언츠의 약진은 리그에 신선함을 몰고 왔다. 이른바 '엘롯기' 동맹의 사상 첫 동반 가을야구 가능성도 거론된다.
리그 현장에선 5월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상대에 대한 분석이 끝났고,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외국인 투수, 외국인 타자에 대한 대처법도 속속 등장할 것이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인한 타고투저 완화 분위기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매년 시즌이 무르익을 수록 타자들은 살아나고 투수들은 힘이 떨어졌다.
팀별 특성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선발-불펜-타격의 밸런스가 좋은 NC 다이노스는 4월 후반부터 힘을 내고 있다. 무시못할 기세다. KIA는 고질인 불펜을 손보지 않으면 4월 페이스보다는 약간 처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A구단 단장은 "NC에 주목하고 있다. KIA가 선발이 훌륭하고 타선도 굉장히 폭발력이 있지만 불펜이 큰 약점이다. 불펜이 승리를 날려버리면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체제개편 중심 키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삼성이 쥐고 있다. 삼성은 지난 2일 홈에서 두산을 상대로 기적같은 6대5 역전 연장 끝내기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승엽의 역대최다득점 신기록과 주장 김상수의 9회 적시타, 침묵하던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의 끝내기홈런까지. 터닝포인트로 삼을만한 1승이었다.
중심타자 김태균의 부상 이탈로 초비상이 걸린 한화 역시 지난 2일 SK를 상대로 9회 역전승(6대5)을 만들어냈다. 다음주 합류예정인 외국인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의 팔꿈치 상태에 따라 팀행보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연패와 연승를 거듭하는 4위 SK 와이번스와 6위 넥센 히어로즈의 움직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두 팀은 상위권 도약이냐, 중하위권 추락이냐, 기로에 서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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