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 스포츠계는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9일 제2의 정유라 사태를 막는 취지에서 2020학년도 체육 특기자 전형부터 학생부를 반드시 반영하는 걸 골자로 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정유라 사태 이후 1972년 첫 시행돼 그동안 유지했던 체육 특기자 선발 제도의 병폐가 비판의 대상으로 부각됐다. 이에 학부모와 선수들은 정부의 '공부하는 운동 선수' 정책에 공감하면서도 달라지는 입시 정책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에서 의미있는 토론회가 열렸다. 체육 정책 전문가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김병욱 의원 그리고 한국체육대학교 주최로 열린 '체육특기자 선발 및 학사관리 개선방안' 심포지엄에서 현실을 점검하고 대책안을 냈다.
발제자로 나선 박재현 한체대 교수는 체육 특기자 자격을 좀더 엄격하게 부여하는 것과 학업성적과 경기력을 고려해 1년 단위 자격 검증 그리고 미국대학스포츠협의회(NCAA) 자격센터의 한국형 모형 필요를 주장했다. 현재는 체육 특기자 자격(가맹단체 선수 등록 후 대회 출전으로 자격 취득)이 너무 쉽게 주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NCAA에서 개별 대학에서 체육특기자 학생을 선발하기에 앞서 해당 학생선수의 대학입학 요건에 해당하는 체육특기자 자격을 부여한다. 학생 선수가 대학에 진학하려면 NCAA 자격센터에 등록해야한다. 그러면 NCAA 자격센터는 학생선수의 중고교 학업성적과 인성을 심사하고, 그가 아마추어 선수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한다.
박 교수는 "대학은 학업에 바탕을 두고 운동도 잘하는 학생선수를 선발해야 하며, 체육특기자 자격에는 학생선수의 인성도 포함돼야 한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가 NCAA자격센터 같은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입시 평가위원 일부를 타 대학 교수 등 외부인사로 구성해야 한다는 교육부의 체육특기자 입시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공정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특정 종목에서 타 대학 교수는 해당 대학과 선수선발에 관해 경쟁관계에 놓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미국의 경우 연도별, 지역별, 종목별 고교 팀 및 선수 랭킹을 산정, 발표하는 별도의 기구와 평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 바른 발제자로 나선 하웅용 한체대 교수는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는 대학특기자 자격 검증, 입학·학사관리를 관리·감독하는 체육특기자자격검증센터(가칭)를 조속히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학생 선수의 수업 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대학 관계 부처와 대한체육회의 협업 관계가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일반 학생과 동일 기준(출결 성적)으로 학사 규정을 적용하되 공결 기준 상한선을 없애고 경기 대회 출전을 공결로 처리하는 방안(출전 횟수를 연간 4~5회로 제한)을 제안했다. 또 학생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국가대표 선발전, 전국체전 등은 공결로 처리해주는 것도 고려하자고 주장했다.
하웅용 교수는 프로입단 학생 선수 학사규정 강화에 대해선 "2018년도 입학생부터 프로입단자는 일반 학생과 동일 기준을 적용하고, 대신 현재 이미 프로에 입단한 대학 학생 선수들에게는 체육특기자로서의 자격을 인정(2년 유예)해주자"고 제안했다. 또 학생 국가대표 학사관리 정상화를 위해 선수촌(진천) 강좌 개설, 온라인 강의 콘텐츠 제공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민석 의원은 인사말에서 "정유라 같은 괴물이 전국의 학교에 아직도 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학습권과 인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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