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떠나 '명품 투수전'이었다. 양 팀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시즌 4차전. 이날 kt는 고영표를, 넥센은 조상우를 각각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고영표는 옆구리 투수고 조상우는 정통파 강속구 투수다. 스타일이 다르지만 공통점은 많다. 20대 젊은 투수, 팀의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투수 그리고 올 시즌부터 선발로 본격적인 첫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는 공통점이다. 고영표는 지난 시즌까지 롱릴리프, 필승조 등 불펜으로 경험을 쌓았고, 조상우 역시 데뷔 이후 줄곧 필승조로 뛰다가 지난 시즌은 팔꿈치 수술로 인한 재활로 시간을 보냈다.
고영표와 조상우는 선발로 얻은 기회를 착실히 잘 살리고 있다. kt는 외국인 투수들 외 국내 투수들 중 고영표가 현재 가장 믿음이 가는 선수다. 주 권과 정대현은 아직 기복이 있어 1,2군을 오르내리는 반면 고영표는 외국인 투수들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차분하고 성실한 성품 그리고 야구에 대한 욕심으로 올 시즌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 경험은 올해가 사실상 처음이나 마찬가지지만, 장기적인 가능성을 재확인시켰다.
조상우도 비슷하다. 수술 후 복귀하는 만큼 우려되는 부분도 분명 있었다. 특히 한 시즌을 통째로 쉰 것은 경기 감각 회복에도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요소다.
그러나 조상우는 선발로 나선 첫 경기부터 그 모든 우려를 깨끗이 씻었다. 현재 넥센이 5할 이상으로 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조상우와 한현희, 최원태 등 선발진의 신흥 세력이 좋은 활약을 해줬기 때문이다.
두사람의 맞대결은 넥센이 4대3으로 승리하면서 조상우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조상우는 6이닝 2실점으로 개인 최다 이닝, 최다 투구수 기록을 다시 썼다. 선발로 존재감을 다시 확인했다.
반면 고영표는 패전 투수가 됐다. 두고두고 6회 실점이 아쉽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6회 실점 이후 7회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아웃카운트 6개를 추가로 잡았다. 임무를 끝까지 수행한 것이다.
수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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