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골퍼' 김자영(26·AB&I)이 5년 무관의 '한'을 풀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매치 퀸'에 등극했다.
김자영은 21일 강원도 춘천의 라데나 골프클럽(파72·6277야드)에서 벌어진 KLPGA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골프 여제' 박인비를 3홀 남겨두고 2홀 차로 앞서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4년9개월 만의 달성한 우승이었다. 김자영은 지난 2012년 3승을 차지하며 KLPGA의 파란을 일으켰다. 빼어난 미모에다 실력까지 갖춘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주변의 기대가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심리적으로 불안해진 김자영은 깊은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샷이 흔들렸다. 2012년 8월 히든밸리 오픈 이후 5년여간 통산 네 번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이유였다.
그래도 김자영은 꿋꿋이 버텼다. 스윙 코치를 교체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스윙을 찾았다. 그러다 보니 가장 문제점으로 꼽혔던 샷의 일관성이 좋아졌다.
무엇보다 '파워 히터'로의 변신도 우승 원동력이었다. 230야드대로 떨어진 드라이버 비거리가 올 시즌 240야드대로 늘어났다. 드라이버 비거리 부문 38위(248.88야드)에 랭크돼 있다.
이날 박인비와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던 김자영은 9번 홀(파4)부터 강력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박인비가 갑작스런 샷 난조를 보이자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9번 홀에서 한 홀을 앞선 김자영은 10번 홀(파4)에서 버디로 두 홀차로 격차를 벌렸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건 12번 홀(파5)이었다. 힘껏 때린 두 번째 샷이 홀 컵 1.5m 옆에 붙었고 이글로 버디를 낚은 박인비를 제압했다. "요즘 샷도 좋고 퍼트감도 좋다"던 김자영의 자심감이 우승으로 이어졌다.
김자영은 "너무 오랜만에 우승하게 돼 너무 실감이 안난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박인비란 대선배와 플레이하면서 너무 많이 배웠다"고 웃었다. 5일간 7차례 매치를 모두 승리한 김자영은 "제 정신으로 치는 게 아닐 정도로 힘들다"며 혀를 내둘렀다. 마지막으로 김자영은 "이번 시즌 우승은 멀다고 생각했다. 샷 감과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래도 준비를 잘해서 실력발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승이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박인비의 국내 대회 첫 승은 아쉽게 물 건너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18승을 올린 박인비는 일본에서도 네 차례 정상에 올랐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내 '커리어 골든슬램'을 달성한 '골프 여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K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이 없는 것이 '옥에 티'다. 올해까지 10년 동안 17차례 국내 대회에 출전했지만 준우승 6차례를 포함해 12차례 톱 10에 입상했다.
같은 날 펼쳐진 3~4위전에선 김해림(28·롯데)이 이승현(26·NH투자증권)을 3홀이 남은 가운데 2홀 차로 앞서 3위를 차지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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