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에게 FC서울은 '거대한 벽'이었다.
2009년 창단 첫 만남에서 2대1로 이기며 '강원도의 힘'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이후 8년 동안 강원은 서울만 만나면 작아졌다. '폭풍 영입'으로 환골탈태한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안방에서 서울에게 승리를 내줬다.
'태양의 아들' 이근호(32)가 벽을 깼다. 지난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에 출전한 이근호는 베테랑의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빠른 발을 앞세운 폭넓은 움직임과 날카로운 슈팅으로 서울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전반 38분 김경중이 서울 진영 왼쪽 측면에서 가볍게 올려준 크로스를 침착하게 문전 오른쪽에서 오른발슛으로 마무리 지었다. A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에 충분했던 작품이었다. 강원은 서울을 3대2로 꺾고 8년 간 이어진 수난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승포의 주인공 이근호는 A대표팀 승선이라는 기분좋은 보너스를 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전반 38분 선제골 등 활발한 움직임으로 강원 공격진을 이끌었다'며 이근호를 클래식 12라운드 MVP(최우수선수)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이근호는 득점, 슈팅, 패스, 볼 경합, 드리블 돌파, 공간 침투 등 주요 경기 행위를 지수화한 '인스탯(INSTAT) 지수'에서 패스성공률(87%), 드리블(75%), 인터셉트(5개) 등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인스탯 총점 273점을 기록했다.
한편, 챌린지(2부리그)에서는 경남의 2대0 완승을 이끈 외국인 공격수 말컹이 13라운드 MVP로 선정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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