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원하신다면 뭘 시켜도 또 하겠다."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의리남' 배우 김보성으로 변신한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힐만 감독을 비롯한 SK 선수단은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 종료 후 '스포테인먼트 10주년' 기념 행사로 각종 코스프레를 한 뒤 1루 응원단상에 올라 팬들을 즐겁게 해줬다. 특히, 한국팀 감독으로 첫 해인 힐만 감독은 배우 김보성 분장을 하고 나타나 연신 "의리"를 외쳐 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 뿐 아니라 인천을 상징하는 '연안부두'까지 열창하는 열의를 보였다.
아무리 외국인 감독이라지만, 이렇게 망가지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터. 힐만 감독은 28일 LG전을 앞두고 "팬들이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그걸로 나도 매우 기쁜 마음이었다. 다음에 또 이런 이벤트가 있다고 한다면, 뭘 시켜도 또 하겠다. 내 스스로도 분장한 모습을 봤을 대 우스꽝스러웠지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만 된다면 '의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은 이어 "사실 김보성씨의 캐릭터를 잘은 모른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TV는 잘 시청하지 않았다. 내가 그 분 캐릭터를 못살려 해가 되지는 않았을까 오히려 그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힐만 감독이 이 문제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싱크로율 99.9%였다. 힐만 감독은 인터뷰 도중에도 뜬금없이 "의리"를 외쳤다.
힐만 감독 뿐 아니라 주축 선수들도 팬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 정은 아이언맨, 김동엽은 캡틴아메리카, 한동민은 김무스, 김주한은 파인애플 아저씨 피코 타로, 윤희상은 드라마 '도깨비'의 주인공 공 유 역할을 했다. 윤희상은 공 유를 상징하는 '공유기'를 직접 들고 나와 최고의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마케팅팀도 모르는, 윤희상의 단독 작품이었다고 한다. 힐만 감독도 "내가 슈퍼 히어로들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어제는 윤희상이 최고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힐만 감독은 "우리가 부산에서 3연패를 하고 왔다. 연패를 하고 이 행사를 하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팬들과의 약속이기에 승패와 관계 없이 어떻게든 즐기려고 마음 먹었었다. 2연승을 거두고 행사에 참가해 더욱 좋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힐만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20연승을 하면 턱수염을 구단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염색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에 대해 "지금도 유효하다. 수염이 없으면 얼굴에 빨간 페인트라도 칠하겠다. 8연승쯤 하면, 이 이벤트를 위해 다시 수염을 길러야겠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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