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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디펜딩챔피언이 맞나 의심스러웠던 두산은 승승장구하며 선두권을 추격하고 있다. 반대로, 초반 선두 KIA 타이거즈와 양강 체제를 형성할 것 같이 치고 나가던 LG는 최근 무기력한 모습으로 추락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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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시즌 초반은 악몽 그 자체. 특히, LG와의 첫 맞대결이었던 '어린이날 3연전'이 최악의 정점을 찍었다. 3연패 하며 14승17패로 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통합우승 포함, 한국시리즈 2연패 최강팀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듯 보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많은 주전 선수들이 차출돼 시즌 초반 애를 먹었다. 장원준이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고, 김재호 박건우 허경민 오재원 등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 김재환, 오재일 등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찍었던 타자들이 '2년차 징크스'를 피해가지 못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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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산이 부진할 때도 다른 팀들은 경계를 풀지 않았다. 타 팀 감독들은 "두산은 무조건 올라온다"고 입을 모았다. 전력이 떨어져 처지는 게 아니라, 일시적 컨디션 난조와 약간의 어긋난 계산으로 흔들리는 것일 뿐, 전력이 다른 팀들에 비해 월등하다는 게 이유였다. 단기전이라면 몰라도, 긴 정규시즌 흐름을 봤을 때 두산이 상승세를 타는 건 기정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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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LG 타선의 최근 모습을 보면 이런 '사이클 논리'를 거론하기 어렵다. 도무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LG의 최근 하락은 90% 이상 타격에서 비롯됐다. 투수들은 제 역할을 하는데, 점수가 안나니 이길 수가 없다.
특히 '병살병'가 LG 타선 전체에 전염됐다. 28일 SK전을 보자. 1-5로 밀리던 8회초 1사 만루에서 양석환이 병살타, 9회초 무사 만루에서 정상호가 병살타를 때렸다. 병살도 모자라 27일 SK전에선 삼중살까지 나왔다. 무사 1, 2루 선취점 찬스에서 루이스 히메네스가 시즌 1호 삼중살을 기록했다.
병살타는 타구가 배트 중심에 잘맞아야 나오는 것이니 낙심하지 말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LG의 최근 병살은 다르다. 잘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케이스가 아니라, 찬스에서 일단 맞히고 보자는 식의 타격을 하다보니 내야에 힘 없는 땅볼이 나와 병살로 연결되고 있다.
LG는 27일까지 병살타 52개로 전체 1위였다. 28일 2개를 추가했다. 이 병살타가 확 늘어난 건 지난주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부터다. 선두 경쟁을 벌이는 양팀의 중요한 3연전이었고, 시리즈 전부터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는 얘기가 나왔다. 선수들이 큰 부담을 가졌다. LG는 당시 3연전 내내 병살에 울었다. 16일 첫 경기에서 병살타 4개를 치고 2대3으로 패했다. 병살 2개만 줄였어도 승부는 어떻게 될 지 몰랐다. 이 경기를 허무하게 내주자 시리즈 전체가 망가지고 말았다. 18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선 외야진의 치명적 실책과 함께 4병살로 스윕패를 당했다.
SK 3연전 역시 매경기 병살타를 2개씩 때리며 어렵게 갔다. 찬스는 끊임없이 만들고도 병살타에 무너졌다. 28일 경기에선 안타를 무려 10개나 쳤다. 그러나 득점은 2점 뿐이었다. 찬스에서 자신감 부족이 비효율적 경기로 연결되고 있고, 이렇게 패하면서 타자들의 자신감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다. 일단 연패를 끊어야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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