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는 총 4명이다. 최상위리그인 클래식에서 경쟁 중인 12팀 대부분이 이를 채우고 있다. 국내 선수들에게 부족한 2%를 채우기 위한 '히든카드'인 외국인 선수의 활용은 한 해 농사의 결실을 판가름 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때문에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인 선수를 적극 활용하려 한다.
"3명까진 괜찮은데 4명은..." 28일 광양축구전용구장서 만난 노상래 전남 감독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날 노 감독은 올 시즌 처음으로 4명의 외국인 선수를 선발 라인업에 모두 투입시켰다.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 중인 한찬희 뿐만 아니라 양준아 이지남 등 부상자 문제 등이 겹치면서 선수단 운용 폭이 크게 줄어든 게 컸다는 게 노 감독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전력의 '플러스 알파'로 여겨지는 외국인 선수를 모두 활용하지 않는 점에 물음표가 붙을 만했다. 이에 대해 노 감독은 미소로 답을 할 뿐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노 감독이 외국인 카드를 모두 활용하지 못했던 이유가 드러났다. 최전방에 포진한 자일과 페체신의 불협화음이었다. 자일이 왼쪽 측면, 페체신이 최전방을 책임진 전남의 공격라인은 전반전 내내 인천 수비진을 두들겼다. 전남은 이날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몇 차례 장면에서 자일과 페체신이 입씨름을 벌이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명백한 찬스 상황에서 패스를 주지 않는 자일에게 페체신은 불만을 토로했고, 자일은 양팔을 벌리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자일의 욕심과 페체신의 어정쩡한 위치 선정으로 빚어진 문제였다. 후반 초반 두 선수는 어느 정도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정확도는 떨어졌다. 결국 인천이 만회골로 추격에 불을 붙이자 노 감독이 자일을 불러들이며 수비를 강화하는 쪽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자일의 빠른 발과 페체신의 제공권 장악 능력은 인천 수비진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두 선수가 하나로 엮이지 못한다면 소득보다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 인천을 3대2로 꺾기는 했지만 노 감독이 고민을 안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노 감독은 "자일과 페체신이 위치선정이나 공간 커버 등 문제점을 드러났다. 아쉽지만 두 선수 모두 역할을 잘 해줬다고 본다"고 승리에 좀 더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팀적으로 공존하는 부분을 강화해야 할 듯 싶다"고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힘은 아무리 좋아도 쓸모가 없다. 자일과 페체신의 공존은 도약을 바라는 전남의 숙제다.
광양=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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