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은 너무 짧았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가 울리자 '리틀 태극전사'는 허무한 듯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포르투갈과의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에서 1대3으로 패했다. 녹아웃 스테이지(Knockout Stage) 첫 판에서 패한 한국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청춘의 도전을 마무리했다.
경기 뒤 선수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괜찮다'는 격려에도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코칭스태프가 어깨를 두드리며 한동안 달랜 후에야 겨우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무 살의 도전, 열정이 앞섰기에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온 몸으로 경험한 자신의 부족함이 가슴 사무치게 힘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너무나 혹독한 오늘이 끝이 아님을, 또 다른 내일의 시작임을 말이다.
아쉬움의 눈물을 펑펑 흘린 백승호(20·바르셀로나 B)는 붉게 충혈 된 눈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오랜 시간동안 다 같이 너무 열심히 준비했다. 과정을 잘 안다. 그 시간에 비해 너무 금방 끝나서 너무 아쉬웠다. 내 부족한 점을 깨닫는 시간이 됐다"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애써 눈물을 참은 백승호는 "감독님께서 '끝까지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축구 인생의 끝은 아니니까 소속팀에 돌아가서 열심히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대회를 통해 느낀 부족한 점을 보완해 성장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며 "올림픽이나 다른 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성장을 약속했다.
'차세대 수문장'으로 눈도장을 받은 송범근(20·고려대) 역시 '내일'을 다짐했다. 그는 "인생에 있어 단 한 번뿐인 U-20 대회를 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끝이 아니다. 올림픽도 있다. 더욱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리틀 태극전사들의 찬란했던 U-20 월드컵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그들의 말처럼 2020년 도쿄올림픽은 물론이고 월드컵 등 걸어가야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았다. 소년들은 그렇게 또 다른 꿈을 향해 천천히 한 걸은 내디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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