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 누워있던 병든 사자, 삼성 라이온즈가 기력을 회복한 듯 하다. 오랫동안 애를 태웠던 타선이 살아난 게 고무적이다. 경기 초반 점수를 내주면 그대로 주저않거나, 선취점을 내고도 금방 따라잡히던 '승수자판기' 공식이 사라졌다. 비정상으로 비쳐질만큼 무기력했던 공격력이 정상화의 길에 들어선 듯 하다.
최근 라이온즈 타선의 불꽃 행보를 더듬어 보자. 172타수 56안타, 팀 타율 3할2푼6리, 6홈런, 35득점, 5도루. 5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6월 3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5경기 결과다. 경기당 평균 10안타 이상을 때렸고, 7점을 뽑았다. 팀 타율과 안타 1위고, 득점은 공동 1위, 홈런은 2위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19, 압도적인 1위다.
집중력 좋은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 무서운 장타력을 자랑하는 SK 와이번스가 안 부럽다. 이 기간에 팀 타율 3할을 넘은 팀은 한화 이글스(3할1할2리), kt 위즈(3할9리), KIA(3할6리)까지 4개팀이다.
최근 상승세의 주역을 꼽는다면 구자욱, 배영섭, 박해민을 호명해야 한다. 3번 타자 구자욱은 타율 5할(18타수 9안타), 2홈런, 9타점으로 전체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해까지 중심타선의 보조 역할에 머물렀는데, 이제 팀을 대표하는 간판타자다. 중요한 고비에서 홈런 2방을 터트려 힘을 실어줬다. 4월까지 2할5푼에 머물렀던 타율이 3할대로 올라왔다. 구자욱없는 삼성 타선, 상상하기 어렵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배영섭은 주로 TV 카메라가 덕아웃을 잡았을 때 등장했다. 외야 백업으로 시즌 시작. 주전으로 자리잡은 김헌곤이 워낙 잘했다. 그런데 숨죽이고 있던 배영섭이 6월들어 3경기에 선발 출전해 14타수 10안타, 타율 7할1푼4리,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2~3일 KIA전 두 경기
에선 이틀 연속 4안타씩 때려 9타수 8안타.
외국인 선수 다린 러프가 휴식차원에서 빠지거나 지명타자로 나서고 박해민이 1루수로 이동하면서, 선발 기회가 돌아왔는데, 한풀이를 하듯 맹타를 휘둘렀다. 최고조로 올라온 타격감을 계속 유지하긴 어렵겠지만, 배영섭의 존재감만으로도 반갑다.
'테이블 세터' 박해민은 지난 5경기에서 22타수 8안타, 타율 3할6푼4리, 1타점, 4도루를 마크했다. 2일 KIA전에서 도루 3개로 상대 내야를 휘젓더니, 3일 경기에선 연장 10회 끝내기 2루타를 터트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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