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이쯤되면 캐릭터가 배우발을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BC '왔다 장보리' 속 연민정 캐릭터로 '국민 악녀'가 된 이유리가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다시 없을 연민정 캐릭터를 만난 이유리가 행운이라고 생각했더니, 캐릭터가 이유리를 만나 생명을 얻었던 거였다.
시청률 30%를 넘고 인기 고공행진 중인 KBS 2TV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이유리는 비상식적인 상황에도 현명하고 당차게 대처하는 변혜영 캐릭터를 연기하며 '국민 악녀'를 벗고 '국민 사이다녀'로 사랑받고 있다. 건물주에게 툭 하면 불려가 잡일을 하다 도둑 누명까지 쓴 엄마,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를 새 언니로 맡게 된 동생을 위해 해결사를 자처하는 그녀의 모습이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 준다.
이 같은 사이다 한 방은 가족이 아닌 자신의 일에 있어서만은 유독 어려웠다. 연인 차정환(류수영)의 모친 오복녀(송옥숙)가 집 안 배경이 차이난다는 이유로 교제를 반대하자 과거 정환에 사실을 알리지 않고 이별을 선언했던 사연이 최근 밝혀진 것.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 두 사람이었지만, 오복녀의 반대에 다시 마음에 없는 헤어짐을 택해야 했던 혜영의 모습은 안타까움과 더불어 고구마 먹은 듯한 답답함을 유발했다.
하지만 변혜영은 특유의 걸크러쉬 매력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다. 자신이 복녀의 반대 때문에 사랑을 포기할 이유가 없음을 깨달은 뒤 지체 없이 상황을 수습하며 다시 한 번 반격에 나섰다. 지난 3일 방송에서는 "우리 집에 들어와서 살면 결혼을 허락하겠다"며 내심 회심의 카드를 꺼낸 복녀의 말에 기꺼이 응하면서 반전을 선사, 시월드에서 펼쳐질 그녀의 사이다 활약을 기대를 높였다.
불합리한 상황에 참지 않고 화끈하게 대응하는 변혜영 캐릭터의 매력이 시청자를 사로 잡은 것은 당연해 보인다. 마냥 독하고 고집 센 캐릭터가 아니라,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정확히 제시 할 줄 아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이유리라서 이 캐릭터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언뜻 연민정과 비슷한 센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논리정연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변헤영 캐릭터는 실상 연민정과 전혀 다르다. 이유리는 이 같은 변혜영 캐릭터마저 자신의 색깔로 소화해 내며 너무도 강해 벗기 어려울 듯했던 연민을 넘어섰다.
이제 보니 이유리가 연민정이라는 캐릭터를 만나 그 빛을 본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이유리라는 배우를 만나 숨을 쉬게 됐음을 깨닫게 된다. 믿고 보는 배우 이유리의 활약에 힘 입어 앞으로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펼쳐질 변혜영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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