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어느 팀이나 외국인 선수에 대한 고민은 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산 베어스도 마찬가지다. 아니, 두산의 경우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원투펀치 중 한명이 전력에서 이탈해 있기 때문이다.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두산 마운드의 두축을 맡고 있는 마이클 보우덴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보우덴은 어깨 부상으로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시즌이 개막한 후 3주가 지난 다음인 지난 4월 21일과 27일 등판했지만 다시 어깨상태가 안 좋아져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후 한국과 미국에서 검진을 받고 재활치료와 훈련을 해왔다. 그리고 그 공백을 고원준 홍상삼 김명신 박치국 등이 힘겹게 메워가고 있다.
보우덴은 빠르면 6월말 늦어도 7월초에는 1군 마운드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두산 감독에 따르면 보우덴은 현재 캐치볼을 마친 상태로 2군에서 정상적인 피칭을 한 후 상태를 보고 정확한 복귀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개막후 복귀까지 세 달 가량 소요된 것. 사실 외국인 선수가 이렇게 긴 공백을 가진 경우는 흔치 않다. 이 정도라면 대부분 팀이 중도에 선수를 교체하는 것이 그 동안의 외국인 선수 운용 방식이었다. 김 감독 역시 "외국인 선수인데 세 달을 기다렸으면 오래 기다린 편 아닌가"라고 웃었다. 이유는 역시 검증된 선수라는 것 때문이다. 김 감독도 "지난 시즌 해준 것이 있다"고 했다. 보우덴은 지난 해 18승7패, 평균자책점 3.80이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두산 '판타스틱4'의 일원이 됐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길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바꾼다고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국내 타자들도 워낙 좋다. 외국인 투수들이 150㎞를 던져도 잘 쳐내니 힘으로 압도하기 힘들다. 제구력이 있는 투수들의 공도 잘 때린다. 그래서 더 바꾸기 쉽지 않다"고 했다.
보우덴처럼 검증된 선수를 검증되지 않는 선수로 교체하는 것도 모험에 가깝다. 교체된 선수가 부진하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코칭스태프가 져야한다.
외국인 선수가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타격감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준 결과, 교체한 결과는 올시즌 양쪽 모두 나타나고 있다. 우선 삼성 라이온즈는 긴 부진에 빠졌던 다린 러프가 완벽히 살아나며 팀의 상승세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4월 1할4푼3리로 부진의 늪에서 허덕였던 러프는 퓨처스리그에 갔다온 후 5월 한달간 타율 3할3푼(94타수 31안타) 7홈런 23타점으로 불을 뿜었다. 세 차례 결승타까지 터뜨리며 삼성의 4번 타자로서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SK 와이번스는 재빠른 외국인 선수 교체로 효과를 보고 있다. SK는 스프링캠프 때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정규리그 3경기에 출전해 9타수 1안타에 그친 대니 워스를 5월초 웨이버 공시했다. 그리고 곧장 제이미 로맥을 영입했다. 지난 달 11일 팀에 합류한 로맥은 지난 3일까지 21경기 만에 벌써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73타수 20안타 10홈런 21타점 19득점으로 2할7푼4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내야와 외야 어느 포지션이든 가리지 않고 출전한다. SK에 합류하기 전 미국 마이너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산하 트리플A 엘 파소 치와와스에서 때린 11홈런을 합하면 벌써 21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어느 쪽이든 '복불복'에 가깝다는 말이다. 니퍼트처럼 에이스로 완벽하게 자리잡은 경우라면 다르지만 보우덴처럼 한 해 좋은 성적을 내준 선수라면 고민이 커진다. 이제 두산은 보우덴이 복귀해 지난해처럼 맹활약을 해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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